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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강성당원 달래기' 어디까지 가나…'개심' 의식에 추미애 법사위원장 급부상?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4.05.27 05:20
수정 2024.05.27 08:50

우원식 비난 여론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당내 "민주당 서열 1위 당원" 목소리 지속

의장 탈락 秋, '상임위원장' 하마평 급부상

3선 맡았던 상임위원장 관례 깨질지 이목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국회의장 후보자와 이재명 대표가 지난 16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민주당 당선자총회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추 후보자는 이날 치러진 경선에서 낙선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국회의장 경선에서 탈락한 '추미애(하남갑) 당선인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강성 당원들의 강력한 지지와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향했음에도 '어의추(어차피 국회의장은 추미애)' 실현은 끝내 불발됐다. 뒤를 이어 이번엔 '추미애 법사위원장' 카드가 띄워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여론은 강성 당원들을 다독여 당에 묶어두기 위한 '나비효과'로도 수식된다. 추 당선인이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에서 탈락, 우원식 의원이 선출된 여파로 당을 이탈한 이들은 2만명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22대 전반기 국회에서 민주당 출신의 '강경파' 법제사법위원장이 선출될 지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맞물려 최근 이재명 대표까지 등판해 강성 당원들의 탈당을 만류하기 위한 방법으로 편지를 쓰기도 했다. 이 대표는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당 운영과 당내 선거와 공천, 정책결정 과정에서 당원의 역할과 책임을 확대·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날도 민주당 당원 게시판 '블루웨이브'에는 "국회의장 우원식 의원 선출안 부결을 촉구합니다" "6선 당연직 국회의장 추미애 추대해라! 우원식 무효" "우원식이 아직 사퇴 안 했느냐?" 등 추 당선인을 지지하는 게시물이 쏟아졌다.


추 당선인은 국회의장 경선에선 탈락했으나, 그동안 보여온 면모가 법사위원장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도 부합할 수 있다는 평가가 강경파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추 당선인은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검찰 독재 정권 종식'을 연일 외쳐왔고, 이에 힘입어 강성 당원들을 등에 업고 높은 지지 기반을 마련했다.


개원이 임박한 22대 국회에선 반윤거야와 정부·집권 여당 간 '전면 대결'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의 입장에선 각종 특검법·쟁점 법안 처리에 있어 여야 균형이 초점이 아닌, 국민의힘을 더욱 압박할 수 있는 법사위원장의 선출이 불가피하단 것도 중론이다.


당장 오는 28일 열리는 본회의에선 채상병 특검법의 통과 요건으로 전망되는 '국민의힘 내 이탈표 17표'가 발생할 지부터 지켜봐야 한다. 채상병 특검법은 21대 막바지~22대 전반기 국회를 관통할 '최대 뇌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야권에서는 이번에 특검법 통과가 불발 시, 22대 국회 '1호법안'으로 이를 재추진한단 방침이다.


이외에도 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 △방송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김건희 여사 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들의 22대 국회 처리를 벼르고 있다.


추 당선인은 국회의장 경선 탈락 후 올린 페이스북 글을 통해선 "이번 총선 국민께서 열망한, 지금 대한민국의 민생·평화·민주주의 3대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의를 따르는 '개혁국회'는 어느 자리에서건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민주당은 본회의에 올라가기 전 법안들의 최종 관문인 법제사법위원회,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하는 운영위원회는 물론 방송 관련 정책과 입법을 다루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반드시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법사위원장과 관련, 그동안 원내 제1당과 제2당이 각각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나눠 갖는 관례가 있었음에도 민주당은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모두를 가져간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강성 당원들이 추 당선인의 향후 역할을 향한 미련을 좀처럼 내려놓지 못하는 가운데, 강성 친명계 인사들도 연이어 '당원권 강화 움직임'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최민희 당선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서열 1위는 국민이다. 민주당 서열 1위는 당원"이라고 적었다.


최 당선인은 앞서서도 "민주당 탈당인이 2만명이 넘었다. 국회의장 선출 파동은 기폭제일 뿐, 당원 중심 정당의 방향으로 정당개혁을 하지 못한 후과"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도 해야 한다. 민주당은 조속히 당원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양문석 당선인도 당 중진 우상호 의원을 저격해 "반역자" "내부총질"이란 표현을 불사하기도 했다. 우 의원이 최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내직은 국회의원이 뽑는 것이 민주당에 오랫동안 정착해 온 일종의 룰"이라며,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당원이 참여하는 것을 우려하는 입장을 낸 것을 조준한 것이다.


원 구성 협상은 교착 상태이지만, 민주당 내에선 복수의 법사위원장 후보군이 거론되는 중이다. 통상 상임위원장은 3선 중진이 맡는다는 관례가 있어 박주민 의원, 전현희·이언주 당선인의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최근에는 6선 추미애 당선인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추 당선인 외에 강성 당원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4선 정청래 최고위원도 하마평에 포함됐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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