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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슈퍼팀 부산 KCC, 짜릿한 반전으로 우승…MVP 허웅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4.05.05 21:23
수정 2024.05.05 22:42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88-70 승..시리즈 전적 4승1패 '우승'

개막 전 슈퍼팀 찬사 무색하게 정규리그 5위 그치며 큰 실망 안겨

플레이오프 들어 평균 실점 10점 이상 줄이며 대반전 일으키고 정상

부산 KCC 우승. ⓒ 뉴시스

부산 KCC가 13년 만에 6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부산 KCC는 5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7전 4승제)에서 수원 KT를 88-70으로 제압,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0-21시즌 이후 13년 만이자 통산 6번째 우승.


시리즈 분위기가 부산 KCC로 기운 가운데 마지막 경기가 된 5차전은 싱겁게 끝났다. 1쿼터만 해도 수원 KT가 리드를 잡았지만, 부산 KCC는 허웅 3점포를 비롯해 최준용-존슨 등 활약에 힘입어 4점 차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리드를 잡은 부산 KCC는 주전들의 고른 득점을 앞세워 3쿼터 65-49로 달아났다. 4쿼터 한때 25점 차까지 벌어졌고, 후반에는 타임아웃도 부르지 않을 만큼 상대를 압도했다. 4쿼터에서는 팬서비스에 가까운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우승을 자축했다.


프로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5위팀 우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서울 SK를, 4강 PO에서는 정규리그 1위팀 원주 DB를 밀어낸 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정규리그 3위팀 수원 KT를 눌렀다.


4강 PO에서 정규리그 2위팀 창원 LG를 잡고 2006-07시즌 이후 17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수원 KT는 부산 KCC 앞에서 무너졌다.


허훈은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에서도 3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는 투혼을 불살랐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날도 1쿼터에만 12점을 넣는 맹활약을 했는데 받쳐주는 선수가 없었다. 파울 트러블과 턴오버를 쏟아내며 자멸했다.


부산 KCC가 챔피언결정전 최종전은 쉽게 끝냈지만, 올 시즌 우여곡절이 많았다.


개막 전 허웅-이승현-라건아 등이 버틴 가운데 SK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최준용까지 영입했다. 송교창까지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할 예정이었던 부산 KCC는 국가대표팀급 라인업을 짤 수 있게 됐다. ‘슈퍼팀’으로 불렸지만, 주전들의 부상과 외곽 수비 불안 속에 기대 이하의 성적표(정규리그 5위)를 받았다.


플레이오프 들어 확 달라졌다. 완전체를 구축한 부산 KCC는 정규리그 보다 평균 실점을 10점 이상 줄였고, 공격은 불을 뿜었다. 선발 출전한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을 정도로 백업들도 역할을 다했다. 슈퍼팀의 면모를 되찾은 부산 KCC는 PO 시작과 함께 형성된 상승 분위기를 타고 우승 트로피까지 품는 짜릿한 반전을 일으켰다.


MVP 허웅. ⓒ 뉴시스

부산 연고지 스포츠팀이 프로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1997년 프로축구 대우 로얄스, 프로농구 기아 이후 27년 만이다.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 전폭적인 사랑을 쏟는 ‘야구의 도시’ 부산에서 부산 KCC는 농구 열풍을 이끌며 3·4차전 1만 명 이상의 관중을 불러들이는 티켓 파워까지 과시했다. 농구장에서 ‘부산갈매기’ 노래가 흐르고 ‘파도타기’ 응원이 이어졌을 정도로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경기 후 전창진 감독은 중계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정말 힘든 시즌이었는데 챔피언이 돼 다행이다. 고생한 선수들에게도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며 “가장 아쉬운 것은 부산 팬들 앞에서 우승하지 못한 점이다. 항상 많은 응원 감사하다. 조금 기다려주시면 다시 부산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MVP 기자단 투표에서 총 84표 가운데 31표를 얻은 허웅은 27표의 팀 동료 라건아를 제치고 데뷔 첫 PO MVP로 선정됐다. 아버지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이 1997-98시즌 PO MVP에 오른 이후 26년 만에 아들도 MVP에 선정됐다. 허훈도 무려 21표를 얻으며 준우승팀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3위에 올랐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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