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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극 방불…이상식 "경찰간부 인사 개입했나" vs 이원모 "배우자 탈세의혹 밝히라" [용인갑 TV토론]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4.04.04 05:00
수정 2024.04.04 05:00

22대 용인갑 국회의원 후보자 TV 토론회

이상식 "이상민 면접 자리에 이원모 참석"

이원모 "처인구, 깨끗한 정치인 갈망 있어"

與 "허위사실공표 의혹, 선관위 조사 제출"

4·10 총선에서 전국 유일의 '검·경 대결' 구도로 주목받는 경기 용인갑 출마한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가 3일 오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용인갑 국회의원 후보자 토론회에서 격론을 벌였다. ⓒ이원모 후보 캠프

22대 총선에서 전국 유일의 검·경대결 구도로 주목받는 경기 용인갑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와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로를 향한 세간의 의혹에 그야말로 불꽃 튀기는 공방전을 펼쳤다.


부산경찰청장 출신 이상식 후보와 특수통 검사 출신 이원모 후보는 3일 오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22대 국회의원 후보자 TV 토론회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8분간의 주도권 토론 시간이 주어지자마자 공세를 시작했다.


"치안정감 승진 면접 자리, 이원모 참석했나"


포문은 이상식 후보가 열었다.


이상식 후보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022년 6월에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승진자들을 면담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이 사건은 경찰의 자존심을 손상시키는 사건이라는 언론의 질타도 있던 만큼, 제보에 의하면 그 자리에 이원모 당시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동석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인가. 예스(yes), 노(no)로만 대답하시라"고 말했다.


과거 경찰 간부 인사 과정에 이원모 후보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상식 후보는 "당시 (피)면접자 한 사람을 향해 '최근 경찰에서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에 대한 수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렇게 질문했다고 하는데 그런 사실이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원모 후보는 "인사 과정에 대한 건 말씀드릴 수 없고, 성남FC 사건 관련한(질문을 했다는) 기억은 없다"며 "(이상식 후보도) 경찰청 정보 관련 일을 많이 하셨다고 했는데 당시에 취득한 정보를 (질문하면) 모두 답할 수 있으시냐. 그것과 마찬가지"라고 일축했다.


그러자 이상식 후보는 "예스냐 노냐 이걸 요구한 건데 왜 답변을 두루뭉술 넘어가느냐"라며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정부 전체의 인사판을 짜고 대통령에 보고하는 요직임에도, (지금) 정부 요직을 검사들이 다 장악하고 있다. 검사 세력에 찬동하는 사람들만 채택되고 나머지는 다 제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식, 영남선대위원장이 국회 입성 목적? 말이 되나"


이에 이원모 후보는 "통계적으로 검사 출신이 (정부 요직을) 장악했다고 할 정도로 전임 정부 대비 현 정부가 많은지 확인해보시라"며 "검사를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민주당 내에도 검사 출신 의원들이 많고 양지에 공천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개발특혜 비리 사건 의혹) 변호인들이 공천 받은데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상식 후보는 "개별적인 공천 문제는 당대표가 아니기 때문에 말씀드릴 위치가 아니"라면서도 "이번에 (후보의) 선거공보물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플래카드로 걸었던데, 윤 대통령이 물러나고 한 위원장까지 물러난다면 (이원모 후보는) 혼자 정치를 할 수 없는 분 아니냐"라고 질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용인갑 이상식 후보가 지난달 16일 오후 경기 용인 수지구청 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이원모 후보는 "역으로 국회에 입성하시면 영남선대위원장을 맡아서 이재명 대표를 대통령 만드는 게 목표라고 하신 분께서 하실 말씀은 아니라고 본다"고 역공했다.


용인 지역 내 예산 문제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이상식 후보는 "이원모 후보가 '용인에 예산폭탄'을 내려보내겠다고 했는데 이는 국회에서 협조를 해야함에도 국회 통과 없이 예산폭탄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져 묻자, 이원모 후보는 "예산은 정부에서 짜고, 국회는 삭감하는 것만 가능하다. 나는 용인에 막대한 예산을 끌어올 명분이 있다"고 응수했다.


"이상식, 기존 5억원 현금 '축소신고' 출처 밝히라"


다음 공격권을 얻은 이원모 후보는 이상식 후보 배우자의 재산 증식과 탈세 의혹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양측의 공방은 전국 유일의 '검경 대결' 구도라는 사실을 방증하듯 한 편의 수사극을 방불케 했다.


이원모 후보는 "이상식 후보는 22대 총선 후보 등록일 최초 재산신고에서 배우자 현금으로 5억원을 신고했다가 하루만에 1억5000만원을 줄인 3억5000만원으로 신고했다"며 "이 현금의 출처를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상식 후보는 "배우자의 재산 출처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답하자, 이원모 후보는 "21대 총선 (대구 수성을 출마 당시) 재산 신고내역에는 현금 5억원이 없지 않았느냐. 그 이후 이번에 신고한 것으로 (당시엔) 신고를 안한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상식 후보는 "(2020년 21년 총선 때는) 신고를 안 했죠. 누락했죠"라며 일전의 '아는 바가 없다'는 답변을 번복했다. 그러자 이원모 후보는 "2020년에 신고 누락했고, 그때부터 현금 5억원을 계속 가지고 계셨던 것"이라고 확인하자 이상식 후보도 "네"라고 했다.


이어 이원모 후보가 "5억원에서 하루만에 1억5000만원이 줄어든 3억5000만원을 재산신고했는데 이 1억5000만원은 어디로 간 것이냐"라고 묻자, 이상식 후보는 "선거하면서 많은 비용을 지출했고, 그간 백수에 불과했던 만큼 경제적인 부분은 배우자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답했다.


22대 총선에서 경기 용인갑에 출마한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배우자와 함께 볼링을 치는 사진을 올리며 "선거가 한바탕의 축제가 되기를 염원해 본다"고 적었다. ⓒ이상식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이원모 "2000년도 미술품 2점 삭제, 판매했나"
이상식 "판매 했겠죠, 근데 왜 계속 배우자만"
이원모 "처인구 정치인 과거 몰라서 그러나"
이상식 "조금씩 매매…거래 세금 일부 냈다"


이상식 후보 내외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인 '미술품'이 등장했다.


앞서 이상식 후보 내외는 최초 신고한 미술품 14점을 총 31억7400만원으로 신고했다가 그 이튿날 12점에 대해 17억8900만원으로 가액을 줄여 다시 신고했다. 불과 하루 만에 약 14억원이나 가액이 축소된 것이다.


특히 지난 2020년 대구 수성을에서 총선에 출마했을 당시 배우자 미술품 2점에 대해 최초 8억원으로 신고한 2010년작 이우환 화백의 다이얼로그 그레이는 이튿날 신고 대상에서 아예 삭제됐고, 2010년작 다이얼로그 블루는 14억원에서 10억원으로 4억원을 축소해 신고하면서 그 경위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이원모 후보는 "이상식 후보가 22대 총선 재산신고에서 미술품 14점에 대해 약 32억원을 신고하셨는데, 21대 총선 당시 신고했던 기존 미술품 2점이 없다. 판매한 것이냐"라고 물었다. 이에 이상식 후보는 "판매를 했겠죠"라고 시인했다.


그러자 이원모 후보는 "세금 내셨느냐"라고 물었고, 이상식 후보는 "왜 계속 배우자 이야기만 하느냐"라고 항변했다.


이원모 후보는 "이곳 처인구는 과거 여야를 막론하고 너무 많은 국회의원과 (용인)시장의 안타까운 일이 있었던 만큼, 정말 깨끗한 정치인에 대한 갈망이 있다"며 "그런데 이게 지금 간단한 문제냐"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떤 경위로 4년 만에 무려 32억원에 달하는 미술품을 보유하게 된 것이냐"라며 "지속적으로 미술품을 판매해서 얻은 수익으로 이런 거액의 미술품을 보유한 것이냐"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이상식 후보는 "(21대 총선 재산 신고 과정에서) 미술품을 누락한 게 일부 있었고, (미술품은) 처음부터 보유하고 있던 것과 조금씩 다른 사람들하고 이렇게 매매하면서"라며 "미술품 거래에 대한 세금은 일부 냈다. 세금 문제는 다시 해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과거 일부 미술품에 대한 신고 누락을 인정했다.


22대 총선에서 경기 용인갑에 출마한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달 29일 오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송전리 일대 현장 유세에서 주민들을 향해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이원모 "결국 기존 미술품 판매 수익으로
현재의 거액 미술품 보유한 것으로 정리"


다만 이상식 후보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해당 의혹에 "보유 미술품의 가액이 대폭 상승했다"며 "재산액은 늘었지만, 아직 작품을 보유 중이므로 미실현이익일 뿐이어서 세금부과 대상이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원모 후보는 이날 "현금도 일부 누락, 미술품도 일부 누락 그리고 일부는 미술품 판매를 지속하며 얻은 수익으로 이런 거액의 미술품을 보유하게 된 것으로 정리된다"고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클린선거본부는 이날 이상식 후보의 재산 허위사실공표 의혹과 관련한 조사요청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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