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팀’ 되돌린 황선홍 감독…내일 약속하고 제 자리로
입력 2024.03.27 06:01
수정 2024.03.27 07:00
3월 A매치 2경기 맡아 1승 1무로 만족스러운 성과
이강인 사태 봉합 등 어수선했던 분위기 반등 이끌어
‘소방수’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다한 황선홍 감독이 이제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에서 태국에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승점 3을 더한 대표팀은 3승 1무(승점 10)를 기록, C조 선두 자리를 지키며 사실상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현재 대표팀이 속한 C조는 중국이 승점 7로 2위, 태국이 승점 4로 3위에 올라있다. 따라서 대표팀이 남은 2경기를 모두 패하더라도 3위 태국에 골득실서 크게 앞서 있기 때문에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달 성인대표팀 감독직에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임시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황 감독은 현재 U-23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어 이번 3월 A매치 2경기만 지휘하기로 했고, 대한축구협회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정식 감독을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황선홍 감독 입장에서 이번 임시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와 같았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드러났듯 대표팀은 조직력이 그야말로 붕괴된 상태였고, 전임 감독이 방치에 가까운 전술을 펼쳐 선수들의 손발도 맞지 않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탁구 게이트’ 논란의 중심에 선 이강인이라는 고민거리까지 떠안아야 했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정면 돌파로 한국 축구의 위기를 빠르게 수습했다.
먼저 일부 팬들의 비난에도 이강인을 대표팀으로 다시 소집해 정식으로 사과할 기회를 부여했고 선수들에게는 ‘원 팀’을 강조했다.
태국과의 홈경기서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1-1 무)으로 우려의 시선도 쏠렸으나 다시 펼쳐진 이번 태국 원정에서는 지난 경기에서의 부족했던 부분들을 빠르게 수습하는 임기응변 능력도 선보였다.
황 감독이 전술적으로 대표팀을 손을 보기에는 지휘할 시간이 너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황 감독의 진정한 역할은 최악으로 치달은 대표팀의 분위기를 수습해 후임 감독에게 넘기는 것이었는데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낳았다는 게 중론이다.
이제 황선홍 감독은 23세 이하 대표팀으로 돌아가 다가올 2024 파리 올림픽을 준비한다. 짧았지만 A대표팀을 이끌 충분한 자질을 선보였기 때문에 추후 한국 축구를 이끌 사령탑 후보라는 굵직한 성과를 내고 물러날 황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