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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가장 민주당답게"…강선우, '까치산시장'에서 강서갑 재선 도전 선언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4.02.15 17:21
수정 2024.02.16 10:47

"자신들 안위만 살피는 尹 반드시 심판하고

'모두의 연대' 되는 '길이 되는 정치' 힘쓸 것"

"스스로 당 들어와…정치적 배경은 오직 강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후 강서구 화곡8동 까치산시장에서 재선 도전을 선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 곳은 강서구 화곡8동에 위치한 까치산시장 4문 인근이었다. 통상 총선 출마 기자회견이 이뤄지는 국회나 지방의회가 아닌, 시장 안쪽에 위치한 골목이었다. 강 의원이 이곳에서 출마를 선언한 배경은 '까치산시장이 민주당을 가장 닮은 곳'인 데 있다고 했다.


굵은 눈과 비가 함께 내리던 13일 오후, 까치산시장에 지붕이 있어 눈비는 피할 수 있었지만 차가운 공기까지 막아낼 도리는 없었다. 말을 할 때마다 입김이 나올 정도로 현장을 둘러싼 추위는 가실 줄을 몰랐다. 손에서 핫팩을 놓지 못하면서도 출마 선언 현장에는 수많은 지역민들이 발걸음을 했다. 추위를 뚫고 회견 장소를 찾은 지역 주민들은 '눈이 오고 비가 온다'는 인사를 서로 건넸다.


현장의 녹록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회견문을 읽어 내려가는 강 의원의 목소리는 거꾸로 더 힘을 받고 있었다. 강 의원이 "검찰 독재정권에 맞서 '가장 민주당답게 싸우겠다'"라고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그의 결연한 의지가 드러났다.


강서구는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거치며 야권에서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폭주를 심판한다는 가장 상징적인 지역으로 떠올랐다. 4·10 총선 강서갑 지역구의 선거 결과 역시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제동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이날 강 의원은 "뜨겁게 받았던 사랑에 반드시 보답하겠다"며 출마 선언의 운을 뗐다.


강 의원은 "이른 아침 출근 시간이 되면 지하철을 타려는 주민들께서 까치산역 에스컬레이터를 따라서 시장 안쪽 골목까지 길게 줄을 서 계시곤 한다"며 "싼 월세를 찾아온 사회초년생이 머무는 곳, 생활비를 아껴가며 장을 보시는 곳, 생업을 위해 매일 성실히 가게 문을 여시는 곳이다. 대한민국 보통 사람들이 먹고사는 삶의 터전"이라고 이곳을 수식했다.


아울러 "지난 4년간 여러 선거를 치렀고 우리 민주당은 (20대 대선과 6·1 지방선거 등) 뼈아픈 패배를 겪었다"면서도 "까치산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이곳 화곡은 달랐다. 언제나 민주당의 자존심을 지켜준, 전국에 몇 곳 없는 귀하디 귀한 승전지"라고 했다.


"대한민국은 멸종위기 국가이다. 생의 의지가 꺾이고 꺾인 탓에 청년들은 온전한 내 가족을 만들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고 진단한 강 의원은 "그런데도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은 남 탓만 하며 자신들의 안위만 살피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우습게 아는, 국민보다 자신의 측근과 가족이 더 중요한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고 했다.


'강선우표 정치'에 대해서는 당 대변인으로서 정권에 맞서 민심을 대변해 왔다는 점 외에도 "표가 아니라 길이 되는 정치에 힘써왔다"는 점을 피력했다. 강 의원은 학대피해아동과 자립준비청년, 희귀질환 환아, 발달장애인에 대한 정책 발굴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강 의원은 "나의 자랑이 되는 입법이 아니라, 모두의 연대가 되는 입법이야말로 내가 자부하는 나 강선우표 정치"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강 의원은 홀로 서류심사와 면접, 정견발표를 치르며 '바닥부터' 정치를 시작했다. '나홀로' 맨땅에 헤딩하듯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지만 결과는 아쉽게도 당선권 밖 번호였다. 원내 입성은 불발됐지만, 이후 강 의원은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임명됐다.


4년이 지난 2020년, 강 의원에게 21대 국회 금배지를 달아준 강서갑에서도 꽃길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강서갑은 민주당계 정당이 강세인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여성 정치초년생의 입장에선 '부딪히기 만만치 않은 지역'이란 평가 역시 잇따르던 곳이다. 그럼에도 강 의원은 당시 강서갑 현역이었던 금태섭 전 의원을 큰 격차로 꺾고, 민주당의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21대 국회에 들어온 강 의원은 대여(對與) 최전선의 공격수인 당 대변인이란 중책을 수행하고 있다. 자립준비청년 보호기간 연장,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및 지정 지원법 통과 등에 힘을 쏟아 '국회의정대상'을 2회 연속 수상하는 의정활동 성과도 올렸다.


이날 강 의원은 이의 연장선에서 △불합리한 생계급여 감액제와 기초연금 부부 감액제 폐지 △요람에서 무덤까지 '돌봄 국가책임제' 완성 △공공산후조리원 확대 △세대별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 복지 공약을 제시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후 강서구 화곡8동 까치산시장에서 재선 도전을 선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강 의원은 지역 공약으로는 "강서는 마곡지구 개발로 크게 도약했지만 정작 우리 강서갑 상당 부분은 원도심이란 이름으로 남겨졌다"며 "'강서 균형발전'은 우리의 숙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십 년째 강서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불합리한 고도제한 규제를 푸는 것과 원도심 주거환경개선 사업의 빠른 진행 필요성도 강조했다. 강 의원은 "국토부부터 서울시와 강서구청까지 가리지 않고 만나겠다.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대장홍대선 사업의 조기 착공 의지도 다졌다.


결연하게 출마선언문을 읽어 내려가다가 "강선우의 모든 순간은 강서"라고 말할 때는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강 의원은 "어느 한순간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시간마다 빈틈없이 채우겠다. 걸음마다 남김없이 쏟겠다"고 다짐하며 회견을 마무리지었다.


강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을 만나 '첫 지역밀착 행보'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까지 계속 해왔던 출·퇴근 인사를 하면서 강서주민 여러분과 눈을 맞추고 나도 응원을 드리고 응원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말씀드렸던 지역 현안과 관련해 간담회를 시작하는 것으로 지역 활동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강서가 키운, 강서를 키운 강선우'라는 재선 도전 슬로건도 공개됐다.


강 의원은 "나는 민주당 영입 인재가 아니다. 나 스스로 당에 손을 들고 들어온 온라인 당원 출신"이라며 "나의 정치적인 배경은 오직 이곳 강서밖에 없다. 강서주민 여러분께서 지난 4년 전 나를 뜨겁게 품어주셨다. 나의 든든한, 오직 하나 있는 정치적 배경 강서가 나를 키워주셨고, 이제는 그 사랑에 내가 내 손의 힘으로 보답드릴 것"이라고 했다.


강 의원이 재선 도전을 선언하면서 강서갑 대진은 22대 총선 구상찬 국민의힘 강서갑 당협위원장,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의 최측근인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의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강 의원이 22대 총선에서 승리하면 민주당 내 희소한 '수도권 재선 여성 의원'이란 타이틀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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