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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 날아와도 미소 띤 클린스만 “월드컵 준비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4.02.08 23:09
수정 2024.02.08 23:09

아시안컵 대회 내내 졸전, 결국 요르단에 0-2 패해 탈락

거취 묻는 질문에 "긍정적 부분 발견, 월드컵 준비하겠다"

클린스만 감독.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언제 어디서든 미소를 잃지 않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축구팬들의 따가운 눈총 속에 귀국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8일 2023 AFC 아시안컵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돌아왔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한 유럽파 선수들은 카타르 현지에서 각자의 소속팀으로 돌아갔고,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파 13명 및 코치들과 함께 인천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입국장에는 선수단을 보기 위한 취재진과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클린스만 감독이 모습을 드러내자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분위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심지어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 한 축구팬은 항의의 의미로 엿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차가운 시선을 마주하면서도 특유의 미소를 잃지 않은 채 기자회견에 임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라는 말과 함께 마이크 앞에 선 클린스만 감독은 가장 먼저 거취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 팀을 이끌게 돼 행복하다. 여러분만큼 나도 우승을 하고 싶었다. 요르단전에서 패배하며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요르단전까지 1년간 팀을 이끌며 13경기 무패의 결과가 있었다. 좋은 점도 상당히 많았다. 긍정적인 부분들을 생각하며 앞으로 다가올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겠다”며 자진 사퇴에 대해 단호히 선을 그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6경기를 치르며 무려 10실점을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회 4강까지 올라 실패라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중동에서 열린 대회라 일본과 중국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중동 팀을 상대로 고전했다. 어쨌든 준결승에 진출했다는 부분만으로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을 돌렸다.


항의의 의미로 엿이 날아온 기자회견장.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현재 축구팬들의 공분은 클린스만 감독과 그의 선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쏠리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정몽규 회장과 거취와 관련된 대화를 나누었는가란 질문에 “현지에서 2회 만났다. 대회를 치르며 긍정적인 얘기, 보완해야할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당장 다가온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 2연전을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한 얘기도 오갔는데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지난 1년 동안의 저희의 성장 과정을 좀 말씀드리고 싶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도 저희가 또 성장하고 또 발견한 새로 발견한 부분들도 많다.


악화된 여론에 대한 클린스만 감독의 입장은 여전히 긍정적이었다. 그는 “축구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희로애락은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패배를 안고 돌아오면 여론이 안 좋아진다. 나는 40년간 축구인으로 행복한 순간, 비판을 받아야 하는 순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비판을 감수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게 지도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부분, 성장하는 과정이다. 나는 이 팀이 옳은 방향으로 성장한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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