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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 별내 덕릉마을 경원군 묘역에 160년 전 비석 다시 세워져

이도환 기자 (dohwan@dailian.co.kr)
입력 2023.10.30 15:58
수정 2023.10.30 16:18

선조의 생부 덕흥대원군13대 종손인 경원군 이하전의 묘역

헌종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를 후보군에 속했으나 세도정치에 밀려…

지난 22일, 160년 만에 제자리 찾아 묘역에 세워져

남양주시 별내동 덕릉마을에 있는 경원군 묘역 전경.ⓒ전주이씨 덕흥대원군파 문중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 덕릉마을에 있는 전주이씨 묘역에서 발견된 160년 전의 묘비가 지난 22일 다시 세워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비석은 지난 2007년, 이하전(李夏銓, 1842~1862)의 묘역 3m 아래쪽에서 성묘를 하던 후손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는데 이를 이번에 다시 묘역에 세웠다고 문중 측에서 밝혔다.


이하전은 선조의 생부 덕흥대원군의13대 종손으로, 조선 헌종이 후사 없이1849년 승하하자 왕위 계승권자 후보로 물망에 올랐으나 세도정치를 일삼았던 외척인 안동김씨 문중의 반대로 철종이 즉위하게 되면서부터 그들의 감시와 미움을 받았다. 이하전은 철종에게“이 나라 조선이 전주이씨의 나라인가 안동김씨의 나라인가”라고 항의하기도 했는데 이후 이 발언이 문제가 되었고,결국1862년(철종 13), 김순성·이극선 등이 왕으로 추대했다는 이유로​역모죄로 몰려 제주도로 유배되었다가 사사(賜死)된 후남양주시 별내동 덕릉마을에 묻혔다.고종이 즉위하고 흥선대원군이 집권하자 신원(伸冤.)되었다.


신원된 이후 석물을 갖추어 묘역 정비를 하고 이 비석을 세우려고 했으나 집안이 쇠락하여 당시 세우지 못하고 땅속에 묻힌 것으로 추정할 뿐 자세한 연유는 알 수가 없다.


2007년 발굴될 당시의 비석(사진 왼쪽)과 다시 세워진 비석(사진 오른쪽).ⓒ전주이씨 덕흥대원군파 문중

이 비석은 비문이 없는 백비(白碑)로 알려져 이 비의 주인공처럼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사사 당한 생애를 대변하고 있다.


2007년에 발굴된 이 비석이 지난 22일, 160년 만에 제자리를 찾게 된 것이다.


이영기 경원군 대종손은“고조부의 옛 비석을 제자리에 세우고 고유제를 지내게 되어 감개무량하다.역사에 희생당한 고조부의 충의지절을 널리 알리는 상징의 비석이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진기 차종가 종손은 “경원군 이하전 묘역과 도정궁가 묘역이 앞으로 문화재로 지정되어 조선 중후기의 역사와 도정궁가의 업적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조선 선조의 생부인 덕흥대원군의 묘역은 남양주시 별내 수락산 아래에 있으며 가까운 곳에 원찰(願刹)인 흥국사가 있다.

이도환 기자 (dohwa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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