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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친명' 野 지도부에…국민의힘, 득실 계산 분주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3.09.25 15:09
수정 2023.09.25 15:12

민주당 지도부, 친명 체제 공고…원내대표

선거전도 '친명계 의원 4파전' 구도로 확정

정책·법안 등 '여야 협상 난항' 전망 고조돼

對野 총선 전략 짜기에도 '여론 눈치' 봐야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정청래 최고위원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친명(친이재명)계 색채가 강해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상황을 두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기존 지도부는 물론 새로 꾸려질 원내지도부까지 친명 색채가 강렬해질 것이 확정적인 만큼 정책·법안 협상부터 내년 총선 전략 구성 마련에까지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특히 내년 총선을 민생 밀착형으로 치러야 하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강경파로 돌아설 원내지도부와의 정책·법안 협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마감한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는 4선 우원식, 3선 김민석·남인순·홍익표 의원이 입후보했다. 이들은 모두 친명계다.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로 인해 정치적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친명계가 민주당을 장악하는 구도가 되면서 당 안팎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가깝게는 지난 21일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98개 안건이 문제다. 여야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여파로 8번 안건인 안동완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까지만 처리하고 정회 후 산회하면서 대범죄 피의자의 인상착의 기록사진을 공개하는 '머그샷법', 산모가 익명으로 출산한 후 아이를 지방자치단체에 인도할 수 있는 '보호출산제', 의료기관이 진료기록을 보험사에 바로 전송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등 대기 중인 민생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친명 원내지도부가 들어서면 국회 내 정쟁이 더 고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의 우려 범위는 당장 이용균 대법원장 임명안부터 멀게는 내년 예산안 협상에까지 미치고 있다. 앞서 박광온 원내지도부가 사퇴를 결정하면서 여야가 필요시에 열기로 했던 이날로 예정됐던 본회의도 무산됐다. 이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역시 늦어지면서 사법계 공석 사태의 장기화도 우려된다.


지난해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이끌었던 박홍근 원내대표는 2023년도 예산안 합의 당시 이른바 '이재명표 예산'의 관철을 주장하면서 역대 최장 협상기한을 넘긴 바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올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도 예산에 대해서는 바쁜 입장일 테지만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론 프레임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처럼 쉽게 받아주진 않을 것"이라며 "특히 친명계가 자리를 잡게 되면 더 큰 갈등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4선 중진 우원식 의원과 3선의 김민석·남인순·홍익표 의원(사진 왼쪽부터) ⓒ뉴시스

지도부는 이미 친명 체제가 갖춰지면서 내년 총선 전략에 대한 국민의힘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재명 대표의 '옥중 공천설'이 대표적이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지난 2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영장이 발부되면 옥중에서도 권한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냐'는 사회자 질문에 "당분간은 그렇게 해야 한다"며 "이 대표가 구속이 안 되리라고 생각하지만 최악의 상황이 온다고 하더라도 당대표로서 권한을 적정하게 행사해야 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원내대표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SBS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가) 옥중에서 공천할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라고 묻자 "지금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것이 승리의 길이다. 그리고 그것을 흔들기 위한 것이 사실은 여권과 검찰의 가장 핵심적인 의도 아니겠느냐"며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것이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판단이고 뜻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 본인도 지난 24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옥중 출마도 하고, 옥중 결재도 해야 한다"는 발언이 담긴 말한 유튜브 영상에 '좋아요'를 누르면서 옥중 공천의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의 친정 체제가 구축되면서 기존 지지자들의 결집효과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 친명 후보들이 공천될 경우 그 의석은 사실상 민주당 쪽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봐야 하는 만큼 여당 입장에선 민주당에 맞대응할 전략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민주당의 친명 체제 확대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입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구속되거나 유죄 판결이 가까워지게 된다면 친명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면서 역풍이 불 가능성이 있다"며 "그럴 경우 우리 당 입장에서는 더 좋은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만약 구속되고 나서도 이 대표가 옥중에서 대표 권한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주장을 펼칠 경우엔 민주당은 굉장히 큰 소용돌이에 빠지게 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총선을 대비한 전략을 짜고 또 구사해야 되는데 그걸 할 수 있는 시간을 못 벌게 될 수가 있는 만큼 민주당이 불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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