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그리워만 하다가…" 개구리소년 부친 박건서씨 별세
입력 2023.07.07 17:33
수정 2023.07.07 17:33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은 '대구 개구리 소년' 사건의 피해 아동 부친 중 한 명인 박건서 씨가 지난 5월 6일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69세.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 씨는 개구리 소년 5명 중 한 명인 박찬인(당시 10세) 군의 아버지이다. 박 씨의 가족은 "돌아가시기 전까지 아들을 그리워하다 가셨다"라고 전했다.
박 씨는 생전 잃어버린 아들을 찾기 위해 전국을 다녔고, 2020년 급성 뇌경색이 발병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나주봉 전국미아·실종 가족 찾기 시민의 모임 회장은 연합뉴스에 "사건 당시에 80세가 넘은 노모를 모시고 살면서도 적극적으로 사건 해결을 위해 나섰던 분"이라고 말했다.
대구 개구리 소년 사건은 한 동네에서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철원(당시 13세)·조호연(12)·김영규(11)·박찬인(10)·김종식(9) 군이 1991년 3월 26일 오전 대구 달서구 와룡산에 도롱뇽알을 잡으러 갔다가 실종된 사건이다.
사건 발생 21년이 흐른 2002년 9월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에서 이들의 유골이 발견됐다.
경북대학교 법의학팀은 소년들이 둔기에 맞거나 흉기에 찔려 숨졌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범인은 끝내 잡히지 않았다. 사건은 2006년 3월 25일 공소시효가 만료돼 영구미제가 됐다.
2019년 당시 민갑룡 경찰청장의 지시로 재수사에 들어갔으나 뚜렷한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 개구리 소년 추모비는 2021년 3월 와룡산 선원공원에 마련됐다.
박 씨에 앞서 개구리 소년 중 한 명인 김종식(당시 9세) 군의 부친 김철규 씨는 지난 2001년 10월, 김영규(당시 11세) 군의 부친 김현도 씨는 지난해 4월 별세했다. 김철규 씨는 실종 5년째인 1996년 한 유명 대학 교수가 "종식이 아버지가 아이들을 죽여 집에 묻었다"라고 주장해 범인으로 몰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