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北, 유엔 상주조정관 6년 만에 방북 허용…'국제기구 복귀' 물꼬 트나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08.17 06:30
수정 2026.08.17 06:30

코로나로 국경 봉쇄 이후 처음

북한 내 유엔 활동 현황 등 논의

최근 중러 중심 인적교류 확대

"국경 정상화 흐름 연장선상"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82번째 생일(광명성절)인 2024년 2월 16일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참배하기 위해 주민들이 평양 만수대를 찾고 있다. ⓒAP/뉴시스

북한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유엔 상주조정관의 방북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국경 봉쇄 이후 국제기구의 평양 현장 활동을 제한해온 북한이 최근 대외 인적 교류를 점차 확대하는 가운데 유엔 관계자의 입국까지 허용하면서 국제기구와의 관계 정상화를 본격적으로 타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조 콜롬바노 유엔 북한 상주조정관이 지난달 13일부터 18일까지 북한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유엔 상주조정관은 해당 국가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구들의 업무를 조정·총괄하는 최고위급 유엔 관계자다. 콜롬바노 조정관은 지난 2024년 3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 의해 북한 상주조정관으로 임명됐지만, 북한의 국경 통제로 평양에 들어가지 못한 채 방콕에서 업무를 수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북 기간 콜롬바노 조정관은 북한 외무성 당국자들을 만나 북한 내 유엔 활동 현황과 향후 전망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양에 있는 유엔아동기금(UNICEF)과 세계보건기구(WHO) 등 유엔 기구 사무소를 방문해 현지 직원들과 면담했다.


북한이 유엔 상주조정관의 입국을 허용한 것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한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앞서 2024년에도 국경이 아직 부분적으로 폐쇄돼 있다며 유엔 국가팀(UNCT)의 평양 복귀는 국경 통제가 완전히 해제된 이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이번 상주조정관의 방북은 북한이 코로나19 이후 유지해온 국경 통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과정의 하나로도 해석된다.


특히 최근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대외 인적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방북이 주목된다.


북한은 2025년부터 러시아와의 관광·교통을 재개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평양과 베이징을 잇는 여객열차 운행을 약 6년 만에 재개했다. 코로나19 당시 사실상 닫아걸었던 국경을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조금씩 정상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유엔 상주조정관의 방북 역시 이 같은 국경 정상화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유엔과의 정상적인 관계를 위한 하나의 신호탄일 수도 있다"며 "유엔 기구 차원에서는 북한에서 실제 활동할 수 있는지 동향을 파악하려는 것이고, 북한 입장에서도 유엔과의 관계를 탐색하는 측면이 있어 서로가 동향을 파악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입장에서는 정상국가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며 "과거처럼 단순히 인도적 지원이 필요해서라는 관점보다는 정상국가를 지향하는 가운데 핵 보유국으로서의 자신감이 간접적으로 내포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1991년 9월 17일 대한민국과 함께 유엔에 가입한 유엔 회원국이다. 북한 내 유엔 기구들은 코로나19 이전까지 평양에서 활동해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1년 국제 직원들이 북한을 떠난 후 유엔 국가팀(UNCT)은 평양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북한에는 국제 유엔 직원이 없으며, 일부 북한 국적 직원들만 제한적으로 근무하고 있다.


다만 이번 상주조정관의 방북이 곧바로 국제기구 관계자들의 전면적인 평양 복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 6월 유엔 북한팀은 국제 직원들의 장기간 평양 복귀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전제로 북한 근무 경험자들을 초청해 현지 상황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