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 구타해 숨지게 한 50대 男, 2년 만에 '대반전'
입력 2026.08.15 18:09
수정 2026.08.15 18:10
ⓒ게티이미지뱅크
동거녀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된 50대 남성이 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정읍지원 형사1부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52살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4년 5월 23일 오후 10시 17분께 전북 정읍시의 자택에서 함께 동거하던 B(당시 50·여)씨와 다투다 B씨를 밀쳐 머리 부상을 입게한 뒤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서로 말다툼을 하다 감정이 격해졌고 A씨가 B씨를 벽으로 강하게 밀어 B씨가 머리에 부상을 입은 후 화장실로 이동하던 중 쓰러졌다.
A씨는 다음날 아침 별다른 조치 없이 외출했다 밤이 돼서 귀가한 이후 B씨가 여전히 쓰러져있는 보고 119에 신고했다. 하지만 B씨는 약 한 달 뒤인 6월 18일께 뇌부종으로 병원에서 숨졌다.
당시 집 안에 함께 있었던 B씨 어머니는 "딸이 'A씨가 때렸다'고 말했다"며 이후 화장실에서 알몸으로 엎드린 채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고 진술했다.
이 증언은 수사의 결정적 단서가 됐고 수사기관은 이 진술 등을 토대로 A씨가 B씨를 폭행해 숨지게 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사건 당일 시간대를 분 단위로 재구성한 결과, A씨와 B씨는 어머니가 진술한 시각 이후에도 7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또한 A씨는 이 시간 동안 외출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공소사실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모친은 2022년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아 시간 개념이 분명하지 않다"며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했다는 점이 의심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쓰러진 B씨를 발견하고도 뒤늦게 119에 신고하는 등 사후 행적에 의심스러운 측면이 있더라도 이런 사정만으로 폭행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