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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이라 불리는 자 총선 앞두고 민주당 복당...박지원 전 국정원장 [뉴스속인물]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2.12.19 15:23
수정 2022.12.19 16:36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입장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9일 박지원 전 국가정보위원장의 복당을 의결했다. 2016년 국민의당 분당 사태로 탈당한 지 6년 만이다.


19일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를 열고 "대승적, 대통합 차원에서 이재명 당 대표가 박 전 원장의 복당을 수용하자는 의견을 줬고 최고위원들도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 전 원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전 원장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데 벽돌 한 장이라도 놓겠다"며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강한 야당, 통합 화합하는 야당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이로써 박 전 원장은 지난 2016년 1월 22일 더불어민주당을 떠난 지 6년 11개월 만에 민주당으로 돌아왔다.


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의 공개 저격 등 박 전 원장의 복당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왔지만, 민주당은 최종적으로 그의 복당을 수용하기로 했다.


정 최고위원은 박 전 원장의 복당에 대해 "한 번 탈당한 사람은 또 탈당할 수 있고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또 배신할 수 있다"며 "정치가 생물이라면 박 전 원장은 한 자리에 서 있는 정치적 식물이 아니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정치적 동물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의견이다. 손 전 의원은 "배신정치 역사가 너무 길고 아직도 시민의 기억에 선명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복당 할 때가 아닌 사과를 할 때라는 게 손 전 의원의 주장이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015년 말 민주당을 탈당한 후 안철수 의원과 함께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여당이던 민주당을 비판하는 데 앞장섰다.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2017년 대선 당시 거의 매일 문 전 대통령을 비난해 '하루를 문재인 비판으로 시작한다'는 뜻의 '문모닝' 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바 있다.


곳곳에서 나온 반대 목소리에도 박 전 원장의 복당이 확정되면서, 그의 향후 정치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총선이 1년 4개월 남짓을 앞둔 시점인 만큼 박 전 원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 전 원장은 1942년생으로 전라남도 진도군에서 태어났다. 오산초등학교와 진도중학교를 거쳐 문태고, 광주교대를 졸업하고 단국대 상학과에 편입해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미국으로 넘어가 사업을 시작했다.


정치계에 첫발을 들인 건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다. 당시 박 전 원장은 민주당 국회의원에 당선돼 등원했다. 이후 2008년 무소속으로 목포에서 당선된 뒤 2012년 민주통합당, 2016년 국민의당 소속으로 4선에 성공했다.


2020년에는 민생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김원이 민주당 후보에 패배했다. 낙선 후 같은 해 7월 3일 서훈 국정원장의 후임으로 국정원장에 지명돼 올해 5월까지 2년간 국정원을 이끌었다.


국정원을 지낸 과정에서 '가짜 수산업자' 김태우씨 금품 로비 의혹 논란이 생겼다. 김 씨는 '선동 오징어'(선상에서 급랭한 오징어) 사업을 한다며 투자금을 받아 가로채는 방식으로 2년 6개월여 기간 동안 7명으로부터 총 116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 과정에서 정부 고위직 인사 등에게 금품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박 전 원장과 식사를 한 적 있고, 자신의 수행비서를 통해 박 원장 자택에 수산물 선물을 보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 전 원장 측은 "전직 동료 국회의원의 소개로 김 씨를 만나 여러 명과 함께 식사를 했다"며 "잊고 있다 최근 기사를 보고 (김 씨에 대해) 다시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전 원장은 소액의 선물만 받은 것으로 확인되어 검찰에 송치되지는 않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은폐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의 경우 현재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9월 22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이후 이 사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관련 첩보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국가정보원법 위반)를 받는다. 이에 지난 14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감사원 감사 결과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대준씨 피격 다음 날인 그해 9월 23일 새벽 1시 안보관계장관회의가 열린 뒤 첩보 보고서 등 46건의 자료를 무단 삭제했다. 검찰은 이날 박 전 원장을 상대로 첩보보고서 삭제 경위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지시 여부 등을 조사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원장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첩보가 삭제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삭제를 지시한 혐의에 대해선 "삭제 지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전 원장 구속 필요성을 검토 중이다. 다만 박 전 원장이 80세의 고령인 점, 공개 출석해 조사에 응하는 등 도주 우려가 낮은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검찰은 박 전 원장에 대한 출국 금지를 오는 2023년 1월 10일까지로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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