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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잡스③-통역①] GS칼텍스 이지언 “외국인 선수 없는 컵대회 때 뭐 했냐구요?”

청평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2.09.23 16:21
수정 2022.09.23 16:26

스포츠잡(JOB)스 세 번째 주인공, 프로배구 GS칼텍스 이지언 통역

“절대 동의할 수 없다”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미모의 통역관’

이지언 GS칼텍스 배구단 통역사가 14일 경기 가평군 GS칼텍스 배구단 청평클럽하우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여자배구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주목을 받는 것은 비단 선수들뿐만이 아니다. 특히 작전타임 때 감독들의 말을 외국인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통역들도 미디어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큰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 ‘미모의 통역관’으로 통하는 GS칼텍스의 이지언 통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호의적인 주변 반응에 대해 손사래를 친다. “절대 동의할 수 없다”, “ 부모님이 보시면 많이 웃으실 꺼다”라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이지언 통역은 2017-18시즌 파토우 듀크의 통역으로 GS칼텍스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한 시즌을 쉬었지만 차상현 감독의 러브콜로 다시 2019-20시즌부터 GS칼텍스에 합류해 지금까지 팀에 몸 담고 있다.


영어가 유창하긴 하나 원래 통역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는 “전문 통번역을 생각했던 건 아니었다. 다만 운동을 좋아하고, 외국에서 살다 온 경험도 있어 강점을 살리고 싶었다”며 “대학교를 졸업하고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들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GS칼텍스와 인연을 맺게 됐다”고 밝혔다.


이지언 GS칼텍스 배구단 통역사가 14일 경기 가평군 GS칼텍스 배구단 청평클럽하우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영어가 전공인 이지언 통역은 “운도 따랐다”며 GS칼텍스와 인연을 돌아봤다.


그는 “영어 외에 다른 언어는 못한다. 외국인 선수가 영어를 못하면 짐 싸야한다.(웃음) 운 좋게도 아직까지는 영어를 쓰는 외국인 선수들이 있어 계속 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부터 함께 하게 된 카메룬 출신 모마 바소코도 다행히 영어가 능숙해 소통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현재 종사하고 있는 통역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이지언 통역의 설명이다.


그는 “배구는 매 경기, 매 순간 다른 상황이 연출된다. 기록도 그렇고, 역사가 쓰여 지는 순간에 가장 최전선에서 감독님의 말을 듣고서 전달을 해야 되는 입장이다 보니 짜릿함도 있다.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는 부분도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물론 급박하게 흘러가는 경기 상황에서 감독의 언어와 감정을 외국인 선수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지언 통역은 “감정 전달은 항상 숙제인 거 같다. 물론 연기를 하면서까지 감정 전달을 하지는 않고 감독님의 말을 있는 그대로 하는 편이다. 오해가 없도록 하는 게 가장 좋다”며 “ 외국인 선수에게 말을 전달하는 상황보다는 설득과 이해를 시켜야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적합한 말로 바꿔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통역 또한 선수들과 함께 자고 일어나고, 훈련도 하며 하루 종일 붙어있다. 단순 통역만 하는 것이 아니다.


GS칼텍스에서는 선수단의 오전, 오후 훈련과 저녁 이후 치료 또는 야간 운동까지 통역도 함께 붙어서 외국인 선수를 관리한다.


이지언 GS칼텍스 배구단 통역사가 14일 경기 가평군 GS칼텍스 배구단 청평클럽하우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최근 막을 내린 프로배구 컵대회(코보컵)에 외국인 선수들이 나서지 않았다고 해서 통역이 하는 일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에 대해 이지언 통역은 “할 말이 많다”고 한다.


그는 “외국인 선수가 입국한 이후부터는 계속 함께 생활했다. 우리 팀 같은 경우는 작년도 올해도 차상현 감독님이 운동을 다 시켰다. 모마가 컵대회 때만 안 나왔을 뿐이지 그 외 생활은 다 똑같이 한다”며 “웨이트, 볼 운동도 하고 국내 선수들 베스트7 반대편에 서서 계속 볼 운동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마가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고 편의를 해결하고 이런 데 있어서 내가 항상 필요하다. 보이지 않고 티가 나지 않겠지만 계속 똑같이 생활을 다한다. 오히려 시합을 뛰지 않기 때문에 야간에 운동을 해야 해서 일이 더 많아진다. 보이지 않으면 놀고 있다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신 거 같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힘든 일과를 보내는 만큼 당연히 큰 보람도 느낀다.


이지언 통역은 “외국인 선수와 팀 성적이 좋을 때 가장 좋다. 결과적인 보람보다도 외국인 선수의 매니저 역할을 같이 하다 보니 일들을 봐줄 때 선수가 고맙다라고 얘기해주면 소소하게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전했다.


스포츠단의 통역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도 있었다.


그는 “해당 언어를 잘해야 하는 거 같다. 생활적으로 통역하는 부분도 있지만 경기적으로 들어가서 배구적으로 통역을 해야 되는 부분도 있다. 통역의 범위가 넓다”며 “병원 중에서도 치과, 정형외과를 갈 수도 있다. 전반적인 것들을 다 잘하려면 해당 언어를 잘 해야 된다. 물론 배구에 대한 이해도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②편에 계속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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