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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좋았는데 또"…대통령실, 재차 불거지는 '김건희 리스크'에 골머리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입력 2022.08.25 00:15
수정 2022.08.24 23:42

‘대외비’ 尹 일정이 김건희 팬클럽에 공개

지지율 반등 국면 속 예상 못한 악재 발생

“민생 행보 한 방에 묻혔다” 허탈 목소리

‘재발 방지’ 특단 대책 필요성 대두…’제2부속실’ 논쟁 벌어질 듯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장호권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민생 행보와 인사·직제 개편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듯 보였던 대통령실이 또 다시 암초를 만난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논란이 재차 터지면서다.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에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24일 오전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 페이스북에 올라온 한 댓글 내용에 발칵 뒤집혔다. 회원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이 "공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구 서문시장 26일 12시 방문입니다. 많은 참석, 홍보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댓글에 언급된 윤 대통령의 일정은 사전에 대통령실 기자단에게도 공지되지 않았던 내용으로, '대외비'로서 강도 높은 보안 유지에 힘쓰는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의 동선이 어떤 경로로 일반인에게 유출된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빚어졌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가 같은날 오후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행보는 사실 한차례 연기된 바 있는데 참석하려는 당원이 적지 않아 알음알음 알려졌던 일정으로, 특별히 누가 유출하려는 의도보다는 행사에 힘을 보태주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국정 운영을 책임지는 대통령실 운영의 미숙함을 지적하는 비판이 계속됐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행사는 공식적인 발표 직전까지는 철저하게 비밀이 되어야 한다. 대통령의 동선도 마찬가지"라며 "'건희사랑'같은 카페는 윤 대통령을 국민들과 멀어지게 하고 나라를 더욱 어렵게 할 뿐, 나라 운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 해산하라"고 꼬집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불필요한 논란의 재발에 대통령실 안팎에선 "허탈하다"는 반응이 감지된다. 이미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관련 보안사항이 '건희사랑'을 통해 유출돼 문제가 됐던 전례가 있는 만큼, 비슷한 논란의 재발을 전혀 대비하지 못했던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지율도 저점을 찍고 조금씩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였고, 감찰 등의 이슈가 있긴 했지만 최소한 일선 실무진 선에서는 '잘해보자'는 긍정적 기류가 보이고 있었다"라며 "당장 생각지도 못한 논란이 벌어져 이날 윤 대통령의 거시금융 관련 회의 개최 및 민생 행보는 묻히지 않았나, 허탈하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라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외비 일정이 부인 김건희 여사의 팬카페인 '건희사랑'을 통해 유출돼 논란을 빚고 있다. ⓒ'건희사랑' 페이스북

대통령실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 들어 폐지됐던 '제2부속실'의 부활 등 실질적인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의 근원이 영부인의 보좌를 전담하는 조직의 부재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완전한 행보 중단을 선언하고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로 결정한 것도 아니고, 일정 활동을 이행하면서도 공식적인 전담 인력은 두고 있지 않으니 일정과 메시지 관리면에서 빈틈이 생기는 건 필연적 아니겠나"라며 "설사 공약 파기라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라 강조했다.


하지만 전날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통령 비서실 직원이 400명이 넘는다. 김 여사에 대한 보좌는 충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 말하는 등 부속실 추가 설치에 부정적 입장을 내보이고 있어 금명간 현실화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따라서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갑론을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건지 찾아볼 것"이라며 "지적을 충분히 알고 있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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