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대외비 일정’ 김건희 팬카페 유출돼 논란…대통령실 “죄송하다”
입력 2022.08.24 15:48
수정 2022.08.24 16:00
기자단도 모르던 일정…모종 경로로 '유출'
"참석 희망 당원에 알음알음 알려졌던 일정
행사 준비 과정 유출 추정…경호처 파악 중
재발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일 찾아보겠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외비 일정이 부인 김건희 여사의 팬카페인 '건희사랑'을 통해 유출돼 논란을 빚고 있다. 대통령실 측은 "재차 이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살피겠다"며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24일 오전 '건희사랑' 페이스북에 팬카페 회원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이 "공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구 서문시장 26일 12시 방문입니다. 많은 참석, 홍보 부탁드린다"는 댓글을 달았다.
댓글에 담긴 일정은 대통령실 기자단에게도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내용이라 논란이 확대됐다. 통상 대통령의 외부 행사는 기자단에 사전 공지되지만, 경호상 보안 유지를 이유로 행사가 종료될 때까지 관련 내용을 담은 기사 작성이 불가하다.
이번 사태의 경우 기자단에게도 아직 공지되지 않은 내용이 모종의 경로를 통해 일반에 유출된 사안이라 문제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미 팬카페를 통해 유출된 내용임에도 대통령실 측에서 기사 작성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가 기자단이 이를 공식적으로 거부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같은날 오후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더욱 긴장하면서 살피겠다. 이 행보는 사실 한차례 연기된 바 있는데 참석하려는 당원이 적지 않아 알음알음 알려졌던 일정"이라며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당원이나 현역 의원, 보좌관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누가 유출하려는 의도보다는 행사에 힘을 보태주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한다. 팬클럽이 주어가 아니고 당원이 주어"라며 "김건희 여사가 이 팬클럽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도를 통해 본 적 이 있다. 행사 준비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며, 경호처를 통해 어떻게 이같은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할 것"이라 말했다.
관계자는 당원이 아닌 대통령실을 통한 유출 가능성도 살펴볼 것이냐는 질문에 "누구누구를 들여다볼 것이냐 할 정도로 시간의 여유는 없었다"라며 "상식 선에서 생각해보면 이런 것을 조사할 때 특정한 범위를 두지는 않을 것이다. 특정한 범위를 두면 일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라 답했다.
취임 초기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실 경내를 방문해 촬영한 사진이 '건희사랑'을 통해 먼저 유출돼 한 차례 논란을 빚었음에도 특별한 조치가 없었다는 지적에 관계자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런 상황을 충분히 감안해 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건지 찾아볼 것"이라며 "그 지적을 충분히 안다. 거듭 죄송하다"고 전했다.
일부 보도에서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인물들에 대한 내부 감찰을 실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대해 관계자는 "감찰은 사실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할 수는 없다"며 "어느 순간 일상이어야 될 것이 두드러지게 보도가 되고 있다. 특별히 보탤 말이 없고, 그 부분을 잘 알고 있지 않고 말씀드리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긴급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한 데 대해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답은 현장에 있다는 게 윤 대통령의 오랜 철학"이라며 "좋은 정책도 현장에서 나온다. 윤 대통령이 현장 지휘소를 차리는 각오로 회의를 개최한 건 여러모로 대내외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또 "오늘 참모들에게도 현장에서 실시간 소통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국민이 직면한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미칠 파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비로소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윤 대통령이 참석한 전문가들에게 언제든 연락을 달라고 여러번 당부했다.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이라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