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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저학력·저소득' 발언 일파만파…최고위원 후보도 "민주당 근간 훼손"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07.31 16:24
수정 2022.07.31 19:21

'호남 대표' 송갑석, SNS 통해 비판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 DJ가 천명

'이재명의 민주당' 만들겠다더니…

부자들 이해 대변하겠다는 것이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인 송갑석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의원의 이른바 '저학력·저소득' 발언이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 과정에서 초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쟁 당권주자들이 맹공에 나선데 이어, 당대표와는 별도 트랙으로 선출되는 최고위원 후보도 비판하고 나서는 등 발언의 여파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31일 오후 SNS를 통해 "이재명 후보의 인식은 민주당의 근간을 훼손하는 매우 심각한 발언"이라며, 지난 29일 강원도 춘천으로 이동 중 차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송출된 이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날 SNS에서 송 의원은 이 의원의 당시 발언을 △저학력·저소득층에서 국민의힘 지지가 많은 것은 언론 때문 △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 정당이 아닌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두 부분으로 나눈 뒤, 앞뒤 모두에 문제가 있지만 오히려 뒷부분에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재명 당대표가 후보의 '저학력·저소득층에서 국민의힘 지지가 많다. 언론 때문'이라는 발언이 당내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며 "반성하고 성찰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할 문제를 (언론)환경의 탓으로 돌린다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더 멀어져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재명 후보가 같은 방송에서 '서민과 중산층이 아니라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은 민주당의 근간을 훼손하는 매우 심각한 발언"이라며 "'가난한 사람들은 국민의힘을 지지하고 부자들 중에서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우리가 굳이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이 돼야 하느냐'는 인식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광주 서갑의 재선 의원인 송 의원은 이번 8·28 전당대회에 호남을 대표해서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다. 광주·전남 의원들 사이에서 공감대가 이뤄졌고, 전북에서도 별도로 지도부에 도전하는 의원이 없어 '호남 대표성'을 띄고 있다. 송 의원은 이날 SNS에서 이 의원의 발언은 민주당이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임을 천명한 호남 출신의 정치지도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치와 노선에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했다.


송갑석 의원은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이라는 기치는 김대중 대통령이 천명한 민주당의 가치이자 노선"이라며 "민주당이 걸어온 길 자체이고, 그 말 안에는 민주당의 정신이 담겨 있다. 민주당이 누구 위에 발을 딛고 서있느냐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실에서 우리는 더욱 서민의 삶에 집중해야 하고 중산층을 복원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며 "민주당이 나아갈 방향, 근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나아가 "이재명 후보는 대선 당시에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며 "'이재명의 민주당'이라는 게 서민과 중산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부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겠다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당대표 후보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지 않은 최고위원 후보마저 이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고 나섬에 따라 이 의원의 이른바 '저학력·저소득' 발언의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의원과 당권을 경쟁하고 있는 박용진 의원과 강훈식 의원은 각각 SNS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의원의 해당 발언을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월 소득 200만 원 미만의 계층이 현실을 잘 모르고 언론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그들이 다른 계층과는 달리 정보를 제대로 모른다고 전제하는 것"이라며 "저소득층은 저학력이고, 따라서 왜곡된 정보의 비대칭으로 제대로 된 사리 판단을 못한다는 선민의식"이라고 규탄했다.


강훈식 의원도 "민주당도 혹시 (국민을) 선악으로 구분하는 이분법적 인식이 있는 것은 아니냐. 그런 생각이 있다면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그런 인식을 극복해야 미래가 있다. 언론을 탓하는 것은 잘못된 습성"이라고 성토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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