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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전대'…이재명 '홀로 레이스' 분당 가능성 증폭되나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06.29 05:27
수정 2022.06.29 05:27

전해철에 이어 홍영표도 "불출마"

이재명 대표에 '처럼회' 최고위원?

일색 지도부 구성되면 '분당' 우려

차기 지도체제와 결부되면 폭발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가 "당권 도전 반대"를 외치는 동료 의원들의 거센 야유 속에서 이재명 의원이 트랙을 홀로 달려 결승선을 끊는 '노잼(재미없는)전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차기 지도체제 문제와 결부되면 자칫 분당(分黨)으로 직행하는 티켓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당권주자로 거론되던 홍영표 의원은 28일 8·28 전당대회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홍 의원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책임있는 사람들이 먼저 성찰과 반성을 통해 책임정당을 재정립해야 한다"며 "정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지는 것"이라고 이재명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지난 22일 전해철 의원도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 의원은 이날자로 보도된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의 인천 계양을 출마가 지방선거에 나쁜 영향을 줬고, 역량 있는 많은 후보가 패배를 당했다"며 "반성과 성찰은 본인이 내려놨을 때 가능하고, 어떤 좋은 생각이 있어도 내려놓는 모습 없이는 (당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없다"고 대(對)이재명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던 인사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은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지난 2015년 2·8 전당대회 때도 '어대문(어차피 당대표는 문재인)'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세게 붙어 혼전 속으로 몰고갔다. 2020년 8·29 전당대회 때는 '어대낙(어차피 당대표는 이낙연)' 바람을 탄 이낙연 전 대표가 압승했지만,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박주민 의원이 도전장을 내고 당권 레이스를 완주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당권 도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가장 거센 이재명 의원이 홀로 당권 레이스를 하는 파행적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명(반이재명) 당권주자들은 잇달아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고, 친명(친이재명) 세력은 이 의원이 당권 도전을 공식화할 경우 최고위원으로 선회한다는 방침이다. 친명 성향의 3선 의원은 "지지자들이 이재명 당대표에 내가 최고위원을 하는 모습을 바라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결과가 뻔한 재미없는 전당대회에 대한 우려가 증폭될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지난해 4·7 보궐선거와 올해 대선·지방선거에서 3연패를 한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하고 '컨벤션 효과'를 등에 업으면서 '지지율 데드크로스'에 빠진 윤석열정권에 맞서야 하는데, '컨벤션 효과'를 전혀 기대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다.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당의 변화와 쇄신을 위해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이재명 의원이 나오지 말라는 '노잼전대(NO재명 전당대회)'를 외쳤는데, 자칫하면 이 의원이 혼자 달려 1명 중 1등으로 골인하는 '노잼전대(재미없는 전당대회)'가 되게 생겼다"고 혀를 찼다.


"李 나오지 말라 'NO잼전대' 외쳤는데
이재명 혼자 뛰는 '노잼전대' 될 판국"
단일지도체제, 집단지도체제와는 달리
분열 막아주는 효과도 없어 우려 점증


2010년 민주당 10·3 전당대회를 통해 각각 당대표와 수석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이 어색한 모습으로 나란히 서있다. ⓒ데일리안

재미가 없는 것은 일시적인 문제에 불과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노잼전대'가 분당(分黨)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차기 지도체제와 맞물려 폭발력을 가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민주당의 차세대 리더십으로 기대를 받는 '97 그룹'은 자신들의 당권 도전의 전제조건으로 집단지도체제 전환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단일지도체제에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한다. '97 그룹'이 '마이너리그' 격인 최고위원 도전은 꺼릴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최고위원 경선은 초선 의원들이나 뛰어드는 '마이너리그'로 전락할 우려가 커진다. 친명 성향 재선~3선 의원과 '처럼회' 초선들이 어우러지는 지도부는 최악의 그림이다.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8·28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새 지도부가 '이재명과 벗님들'에 그치게 되면 지도부의 무게감이 가벼워질 뿐만 아니라, 당내 특정 세력의 목소리로 지도부가 일색을 이룬다는 점에서 걱정이 크다"고 염려했다.


과거 집단지도체제는 '봉숭아 학당'이라는 조롱은 들었을지언정 분열을 막아주는 효과만큼은 확실했다. 2007년 대선 참패 직후 손학규계·정동영계·친노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던 통합민주당의 2010년 10·3 전당대회가 그 대표적 사례다.


2010년 10·3 전당대회에서 손학규 대표가 최다 득표로 당대표가 됐고, 차점자인 정동영 최고위원은 수석최고위원이 됐다. 정세균(3위)·이인영(4위)·천정배(5위)·박주선(6위) 최고위원도 지도부에 입성했다. 당내 계파로 보면 손학규계·정동영계·범친노(정세균)계·민평련·비노계 등이 모두 지도부에 포함됐다.


당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손학규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면 다음 순번인 정동영 수석최고위원이 바로 반박을 하는 등 소위 '봉숭아 학당'이라는 어수선함이 있었지만, 당내 다양한 세력의 목소리가 지도부에 반영됐기 때문에 당이 깨지지 않고 통합으로 갔다. 지도부의 일원으로 참여한 이상 '딴집 살림'을 차릴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총선 직전 분당으로 귀결된 2015년 2·8 전당대회는 단일지도체제였다. 문재인 대표는 비노계 박주선·조경태 후보를 컷오프해버리고, 비노계 박지원·민평련 이인영 의원은 본경선에서 눌렀다. 그 결과 지도부는 특정 세력 일색으로 꾸려졌다. 문 대표와 큰 차이 없는 득표를 하고서도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한 박지원 의원은 외곽에서 계속해서 지도부를 흔들었다. 결국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당이 깨질 수밖에 없었다.


'집단체제' 2010년엔 통합으로 갔지만
'단일체제' 2015년엔 끝내 당 깨졌다
정성호 "분당 된다며 공갈 말라"지만
과거 '공갈 발언'이야말로 분당의 전조


정청래 당시 최고위원이 지난 2015년 5월 8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해 '공갈 비난 발언'을 하자 주 최고위원이 현장에서 즉각 자신의 사퇴 선언과 함께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한 뒤 문재인 대표의 만류를 뿌리치고 퇴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4선 중진 정성호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분당 가능성은) 0.01%도 없다. (분당은) 정치적 자멸행위"라며 "이렇게 되면 분당이 된다며 그런 것을 가지고 공갈 치는 것은 치졸하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정 의원이 말한 "공갈 치지 말라"는 말이야말로 분당의 대표적인 전조로 꼽힌다. 2015년 5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권파인 정청래 최고위원이 비당권파인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해 "공갈 치지 말라"고 공박했고, 이에 격분한 주 최고위원이 현장에서 지도부 사퇴를 선언한 뒤 지역구로 낙향하면서 당내 긴장감이 고조됐다. 정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은 당시 분당의 신호탄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이재명 의원이 혼자 뛰려는 채비를 갖추는 가운데, 단일지도체제는 곧 분당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료 출신으로 민주당의 정당사에 대해 누구보다 정통한 전당대회준비위원장 안규백 의원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규백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라디오에 출연한 자리에서 "우리 전준위 내에서는 지금 단일성 집단지도체제가 약간 우세한 것 같다"면서도 "정치는 생물이고 사회적 환경에 따라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만큼, 우리 당에 순수집단지도체제가 적합한지, 단일성 집단지도체제가 적합한지는 더 논의를 해봐야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분당을 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분당이라는 단어 자체가 나오는 게 매우 유감스럽다"며 "어떤 경우라도 분당은 막아야 한다. 분당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재명 의원 외의 당권주자들이 잇단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고, 당대표에게 차기 총선의 공천권이 걸려있는 상황에서 단일지도체제는 분당 가능성을 증폭시키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전준위에서 차기 지도체제를 섣부르게 확정 발표하는 것은 금물일 것이다. 보다 신중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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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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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드레스룸 2022.06.29  02:36
    깔끔하게 분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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