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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정책' 국민의힘, 이젠 내년 4월 전주을 보선 '정조준'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06.04 11:00
수정 2022.06.04 11:00

이상직 당선무효로 내년 4·5 재선거

이준석 "이길 후보 공천해 이기겠다"

'예산 폭탄' 등에 업은 정운천 출마설

권성동 "전북 예산 위해 예결위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정운천 국민통합위원장이 지난해 7월 전남 순천시 동외동 웃장에서 국밥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6·1 지방선거에서 호남 3개 광역단체장 득표율 15% 초과라는 목표를 달성한 국민의힘의 시선이 내년 4월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로 향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4일자로 동아일보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지난해 6월 (당대표에) 당선되고 바로 대선후보 경선부터 시작해 (지방선거까지) 1년 동안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선거 지원밖에 안했다"며 "이제 내 머릿속엔 내년 4월 전북 전주을 재선거까지 이기겠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날 SNS를 통해서도 이 대표는 "호남에 대한 국민의힘의 진지한 노력은 이제 내년 4월 전주을 보궐선거에서 1차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이길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해 이겨보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6·11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이 대표의 임기는 2년으로, 내년 6월에 끝난다. 전북 전주을 보궐선거는 내년 4월 5일 식목일에 실시된다. 임기 중 3·9 대선과 6·1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마지막으로 호남에 지역구 국회의원 깃발을 꽂는 것으로 자신의 임기의 대미를 장식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전북 전주을은 지역구 국회의원이던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지난달 12일 대법원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4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이 확정되면서 당선무효가 됐다. 민주당에게 재선거 유발의 책임론이 있는 만큼, 선거의 구도상으로는 불리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비례대표 정운천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운천 의원은 2016년 총선 당시 전북 전주을에서 출마해 4만982표(37.5%)를 획득, 최형재 민주당 후보(4만871표, 37.4%)를 111표차로 제치고 32년만에 전주에서 보수정당 후보로 당선된 바 있다.


정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는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로 전환해 재선 고지에 올랐다. 당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2016년 총선에서 힘겹게 지역주의의 벽을 깼지만, 지금은 (자유한국당에 대한 국민적 반감 등으로) 선거 여건이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풍한설이 몰아칠 때는 화분을 잠시 온실 안으로 옮겨놓듯이, (비례대표 공천은) 지역주의의 벽을 깰 새싹을 보호하는 차원"이라고 귀띔했다.


어차피 정치권 관례상 연달아 비례대표를 할 수는 없다. 정운천 의원도 다시 지역구에서 3선에 도전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보면 비례대표 임기를 마치고 전국단위 선거인 2024년 총선에 바로 나가기보다는, 이상직 전 의원의 당선무효에 따른 민주당의 책임론 속에서 치러질 내년 4·5 재선거에 도전해 당선된 뒤 '현역 프리미엄'을 얹고 2024년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하는 게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2016년 총선 때에는 지역구의 구도가 '3자 구도'였다는 변수가 있다. 당시 장세환 전 의원이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녹색 돌풍' 속에서 2만4943표(22.8%)를 잠식했던 것이다.


내년 4·5 재선거는 양자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단순히 재선거 유발 책임론 외에 선거 구도를 유리하게 끌고올 또다른 무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3·9 대선을 통해 집권여당이 된 만큼, 집권여당 최고의 무기인 '예산 폭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18일 5·18을 맞이해 전북 전주를 찾은 자리에서 "정운천·이용호 의원 두 분을 모두 예결위원으로 배정하겠다"며 "두 분을 통해 전북 발전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예결위에 들어가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데, 예결위원에 넣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권성동 원내대표가 정운천 의원에게 힘을 싣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준석 대표도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4·5 재선거 구도와 관련해 "과거에 정운천 의원이 전주에서 당선된 적이 있지만 그 때는 3파전이었다"며 "이번에는 양자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번 예결위에 호남 의원 두 분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호남 예산을 챙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여당 입장에서 새로운 선거 전략을 구상해 실질적인 성과를 전주에서 내겠다"며 '예산 폭탄' 투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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