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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청문회서 '도덕성' 공방 치열…'전관예우·론스타'엔 설전(종합)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2.05.03 03:30
수정 2022.05.03 00:05

野 '김앤장·전시회·임대료' 등 난타

한 총리 후보, 의혹 해명에 적극 노력

'전관예우·론스타' 나오자 韓 '발끈'

청문회 둘째날도 여야 갈등 지속 전망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야 간 '자료 제출' 공방으로 진통을 겪다 한 차례 지연됐다 시작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도덕성 검증'의 장이 됐다. 한 후보자는 자신을 향해 제기된 의혹 해명에 적극 노력했지만, 전관예우·론스타 의혹 등에 대해선 청문위원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맞서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본격적인 증인 소환이 시작되는 3일 인사청문회에서도 민주·정의당이 한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전날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지명 이후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민주·정의당의 도덕성 검증 질문 공세를 받았다. 전날 오전10시에 시작된 청문회는 12시간만인 오후 9시56분 산회했다. 민주당은 인사청문회에서 전관예우, 회전문 인사, 남편 찬스, 외국계 기업 임대료 수익 등 한 후보자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을 겨냥한 공세에 집중했다.


오전부터 민주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가 법무법인 '김앤장'에 근무하면서 고액 연봉을 수령한 점을 집중 공략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의 김앤장 근무 이력을 꼬집으며 "도대체 김앤장에서 20억원을 받으면서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자는 "김앤장에 간 이유는 (공직 재직 당시)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우리 경제를 설명하고, 공공외교를 하던 것과 (제 역할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공적인 여러 직책에서 경험과 능력을 쌓은 사람이 민간에 가서 국가를 위해 도울 수 있는 길이 있으면 도와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다만, 배진교 정의당 의원의 "김앤장 고문 시절, 국민은 평생 만져보지도 못할 2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 한 후보자는 "국민의 눈높이로 보면 조금 송구스러운 측면은 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한 후보자는 "공직-김앤장-공직-김앤장 이런 식으로 하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가 있는데, 그 중 군계일학이 바로 후보자"라는 김의겸 의원의 질의와 "공직퇴임 후 재산이 43억으로, '전관예우 끝판왕'이란 비판이 있다"는 남인순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의원들의 질문을 가로 막을 만큼 공세에 적극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한 후보자는 "전관예우의 개념은 김앤장에 있으면서 (이전 공직에서)같이 있던 공무원들이 특정 케이스에 있어 제가 거기(김앤장)에 있어 도와주는 것인데 그런 건 단 한건도 없었다"라며 "저 자신이 특정 케이스에 관여한 것이 한 건도 없고 제 후배인 공무원들에게 단 한 건도 전화하거나 부탁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도 "김오수 검찰총장은 법무부 연수원장과 법무부 차관에 있다가 법무법인 화현 고문 변호사를 거쳐 검찰총장이 됐다"며 "이어 신현수 전 민정수석, 김진욱 공수처장 등 문재인 정부에서도 회전문 인사는 있었다"며 한 후보자를 지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위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야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가 외국계 회사로부터 고액의 선입금 월세를 받았다는 의혹도 터트렸다. 한 후보자는 지난 1989~1999년 장인으로부터 매입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주택을 미국의 통신업체 에이티앤티(AT&T)와 모빌오일코리아에 빌려줘 6억2000만원의 임대소득을 올린 적이 있다.


이에 대해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외국계 기업에 고액의 선입금 월세 임차료를 받은 것이 공직자로서 대가성, 이해충돌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한 후보자는 "2007년 청문회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나와서 6억2000만원 정도를 신고한 것"이라며 "저 사람들이 저 때문에 특혜를 받았다면 증거를 대 달라. 저의 주택을 임차했으니 특혜를 줬다면 저는 이미 해고됐거나 감옥에 갔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 후보자의 부인이 '남편 찬스'로 전시회를 열고 그림을 팔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집사람은 제가 공직에 있을 때 단 한 번도 전시회를 안했다. 제 덕을 보려 했다면 제가 공직에 있을때 전시회를 했을 것"이라며 "집사람 전시회는 제가 공직을 떠난 다음에 2012년 한번, 작년에 한번 한게 전부다. 2012년 무역협회 부회장이 배우자 그림을 구매하려 했으나 한사코 거절한 일도 있었다"고 맞받았다.


청문위원들과 한 후보자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건 '론스타' 의혹이 등장했을 때였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한국정부와 론스타간 국제투자분쟁 소송(ISDS) 과정에서 론스타에 사실상 유리한 진술을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이 같은 태도는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것이었다는 게 민주당 측 입장이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당시 한국 사회는 외국 자본에 대해 지나치게 국수적인데 이는 문제가 있다고 얘기한 게 한 후보자"라며 "이는 론스타측에 굉장히 유리한 진술"이라고 발언하자, 한 후보자는 즉각 "정말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그는 "과거 기자들하고 등산 다녀오다 FTA 얘기 중에 국민적 저항에 대한 걱정을 얘기한 적이 있는데, 론스타는 제가 그렇게 얘기한 일부분의 얘기를 전체 국민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몰아간 것"이라고 대응했다.


또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이 "후보가 고문으로 있는 김앤장이 론스타의 법률대리인이었고, 론스타의 유권해석으로 외환은행이 인수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지적하자 즉각 "그건 너무 나가신 것"이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3일 국회 본회의를 마친 뒤인 오전 10시30분 재개된다. 둘째날엔 전관예우 의혹 등과 관련한 증인 출석이 예정돼 있는 만큼 여야 간 신경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주당이 국회 의석 과반을 점유하고 있는 만큼 한 후보자 인준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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