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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웃음·말잇못…박홍근 '법사위 충돌' 관련 격정토로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04.27 15:36 수정 2022.04.27 15:36

"안조위 전에 비공개 자리 갖자더라

여야 의원 모여 문구 하나하나 정리

그 뒤에 물리적으로 방해하고 저지?

사람으로서 상상할 수 있는 행태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검찰개혁 합의파기 윤석열 국민의힘 규탄대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를 규정한 법안의 국회 법사위 통과 과정을 놓고 국민의힘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격정토로를 쏟아냈다. 안건조정위에 앞서 비공개 사전 조율 회동까지 거쳤는데도 정작 공개 회의에서는 의사진행방해에 나섰다는 것이다.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안에 기초한 통과 법안을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이라 표현하는 언론에도 박 원내대표는 서운함을 드러냈다. 의장 중재안에는 검찰 수사권이 일부 남아있어 '검수완박'이 아닌데도 그렇게 알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박 원내대표는 격앙된 듯 헛웃음을 짓거나,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갖기에 앞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원내대표는 전날 법사위 법안 통과 과정에서의 혼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책임을 국민의힘에게로 돌렸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안건조정위 직전의 상황에 대해 "안건조정위원회 전에 저쪽 (국민의힘)에서 비공개 자리를 갖자고 했다"며 "여야 원내대표와 송기헌·유상범·전주혜·이수진 의원에 (박광온) 법사위원장까지 모여 문구 하나하나에 대해 의장의 합의사항의 범주 내에 있느냐 아니냐를 따지며 최종적으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본인들이 합의를 파기하겠다면서 들어와서는 비공개 자리에서 의장의 합의사항 내에서만 처리해야 한다고 해서 문구 하나하나까지 고쳤던 것인데 그 뒤의 행태는 뭐냐. 물리적으로 방해하고 저지한 것 아니냐"며 "이런 이중적인 행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 저분들의 속셈과 겉행동이 이렇게까지 다른 게 과연 사람으로서 상상할 수 있는 범주 내에 있는 것이냐"고 헛웃음을 지었다.


격앙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이러한 대응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등 정치적 이득을 노려 애초부터 판을 깨려고 한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과정에서 박 원내대표는 연신 큰 손동작을 이어가는 등 분개한 속내를 숨기지 못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선거범죄와 관련한 우려가 있어서 그러한 우려마저도 깨끗이 불식하려고 (선거범죄 수사권은 연말까지 유예하자는) 정의당의 제안까지 우리가 수용했는데 국민의힘은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선거범죄·공직자범죄를 언급은 했지만 속내는 이 판을 깨는 데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 깨려고 한 것이냐. 정치적 이득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 판을 끌어가려고 했던 아주 얕은, 얄팍한, 저열한, 저급한 속셈"이라며 "국회에서의 대결 국면이 길어질수록 자기들이 낯부끄러운 인사 추천을 해놓고 인사청문회 국면이 최대한 감춰지기를 바라는, 지방선거에 유리하기를 바라는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의 노림수, 참으로 저열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본회의 열어 처리 입장 재천명
검찰청법 先상정, '살라미 국회'에 무게
"합의 휴지조각 만들고 부끄러워 않아
권성동 사과 없인 더 이상 대화 없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26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원내대표는 언론을 향해서도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민주당 원안과는 달리 '박병석 중재안'에는 검찰의 보완수사권도 남아있고, 다른 직접수사가 가능한 항목들을 많이 남겨놨는데도 '검수완박'이라는 프레임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항변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검수완박이냐.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되는 것이냐. 가슴에 손을 얹고 이야기해보라"며 "신문·방송에서 그렇게 제목을 뽑고 있는데 내가, 내가, 내가, 내가 되묻고 싶다. 검수완박이 맞느냐"고 되물었다. 이 대목에서 박 원내대표는 격앙된 감정이 차오른 듯 도중에 말을 더듬기도 했다.


이어 "경찰의 범죄와 공수처의 범죄를 (검찰의 직접수사 영역으로) 남겨놨고, 그밖에도 이의제기·고소사건·시정명령불응 등 직접수사 조항이 있는데 왜 이게 검수완박이냐"라며 "왜 아닌데 그렇게 버젓이 쓰는지 묻고 싶다. 용어 자체가 허위사실"이라고 분개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박 원내대표는 반드시 이날 중으로 국회 본회의를 소집해 수사권·기소권 분리 관련 법안을 상정하겠다는 뜻을 재천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중 검찰청법 개정안을 먼저 상정하되, 국민의힘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은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180석 종결동의보다는 초단기 회기, 이른바 '살라미 국회'를 통해 종결하는 방안에 무게를 실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이 그동안 해온 말이 있으니 우리 민주당은 오늘 본회의를 반드시 열어서 처리하겠다"며 "검찰청법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쪽에서는 불보듯 뻔하게 필리버스터 신청을 할 것이니 맞춰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180석 숫자가 과연 될지도 변수이기도 하니, 우리로서는 여야합의대로 4월 중 처리를 위해서는 국회의장과 상의해야겠지만 '회기 종료' 방식으로 이 사안을 처리하는 게 가장 적합하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국회의장이 마지막 요청을 하니 만나긴 만났다만은, 여야 원내대표가 의총에서 추인한 중재안을 국민들 앞에서 서명까지 했는데 휴지조각으로 만들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저분들의 심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며 "국민의힘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과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권성동 원내대표·국민의힘과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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