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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회복까지 최저임금만 받아라"…주주 등쌀에 쩔쩔맨 셀트리온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입력 2022.03.25 15:33
수정 2022.03.25 16:45

25일 제31기 정기주총 참석한 주주들 "책임경영" 요구

서정진 명예회장 주총 막바지에 깜짝 전화연결 "기업가치 저평가에 죄송"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 빠르게 추진

셀트리온이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가하락에 대한 고통분담, 책임경영을 하라는 주주들의 질타를 받았다. ⓒ셀트리온

셀트리온이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가하락에 대한 고통분담, 책임경영을 하라는 주주들의 질타를 받았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는 주가 회복 시까지 최저임금만 받으라는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서정진 명예회장이 나서 주주들을 달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셀트리온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4년여간 이어진 회계감리 이슈가 우여곡절 끝에 해결됐지만, 한때 40만원을 넘었던 주가가 폭락하는 등 주주들의 재산피해가 상상을 뛰어 넘고 있다"며 "기우성 대표와 서진석 이사회 의장은 셀트리온 주가가 3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을 받다가 35만원이 넘으면 미지급분을 소급받는 고통분담, 책임경영을 하라"고 요구했다.


최근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가 목표 주가 20만원을 달성할 때까지 최저임금을 받기로 약속하는 등 책임경영 사례가 있었던 만큼 셀트리온도 주가 회복에 대한 결의를 보여주길 바란다는 요구다.


이에 기 대표는 보수에 대한 부분을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답했다가 계속되는 주주들의 요구에 결국 "주주들의 의견에 동의하며, 최저임금에 대한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주주연대 대표는 임직원 스톡옵션 제공 시 자사주를 활용해달라는 방안도 제안했다. 기 대표는 "주식 유통 물량이 많다는 건 백번 공감한다"며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반영을 해놨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사주 소각 필요성에 대해선 "바이오산업은 M&A가 활발한 산업"이라며 "자사주를 M&A에 활용해 퀀텀점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서정진 명예회장, 주총 막바지에 등장해 주주 달래기 나서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3시간가량 이어진 주총 막바지에 전화통화 연결로 깜짝 등장했다. 서 명예회장은 "기우성 대표나 저나 작년에 여러분들을 힘들게 해서 죄송하다"면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본의 아니게 상처를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거듭 사과했다.


서 명예회장은 최근 4년에 걸친 금융당국의 조사 끝에 분식회계 혐의를 벗은 것에 대해선 "내가 뭐가 아쉬워서 분식회계를 하겠느냐"며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주주들이 합병을 원하는 상황에서 참고 넘어가자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 11일 약 4년에 걸친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 분식회계 혐의를 벗고 거래정지 위기를 모면했다. 2018년부터 지속된 거래정지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상속이나 승계에 관련해서도 강한 어조로 선을 그었다. 서 명예회장은 "모든 계열사 주식이 모두 제 이름으로 돼 있고 가족들 이름으로 된 자회사 하나 없다"며 "향후 상속세로만 셀트리온그룹은 국영기업이 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편법적, 불법적인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당초 지난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그룹 3사의 합병이 지연되는 점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주주가 일정 숫자를 넘지 않는다면 (합병을)진행하겠다"며 "최대한 많이 찬성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2020년 1월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과 합병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비상장사인 지주사 합병은 지난해 이미 완료됐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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