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위해” 밀라노 그리는 유영, 쿼드러플 장착 다짐
입력 2022.03.01 11:41
수정 2022.03.01 19:25
올림픽에서 쌓은 경험과 자신감 바탕으로 더 높은 곳 꿈꿔
4년 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앞두고 "더 멋진 선수 되겠다"
남자 선수들과 러시아 일부 여자 선수들 전유물 '4회전 점프' 도전
유영(18·수리고)이 밀라노를 그리며 고난도 점프를 갈고 닦는다.
유영은 지난달 1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펼쳐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총점 213.09점으로 종합 6위를 차지했다.
레미제라블 음악과 함께 힘차게 프리 스케이팅 연기를 시작한 유영은 처음으로 트리플 악셀을 깔끔하게 성공한 데 이어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토루프까지 실수 없이 소화했다. 전반부 점프에 모두 성공한 유영은 트리플 토루프와 트리플 플립까지 선보이며 무결점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다.
몇몇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지만 큰 문제 없이 연기를 마친 유영은 ‘피겨퀸’이자 롤모델인 김연아(32)에 이어 한국 여자 피겨 선수로는 두 번째로 올림픽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유영은 2016년 피겨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만 11세 8개월의 나이로 우승, 김연아가 보유했던 최연소 우승 기록(만 12세 6개월)을 경신한 초특급 유망주였다.
김연아를 꿈꾸며 자라온 유영은 세 바퀴 반을 회전하는 고난도 점프 ‘트리플 악셀’ 연마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트리플 악셀은 김연아의 라이벌이었던 아사다 마오(32)도 끝내 완성하지 못했던 고난도 기술이다.
셀 수 없이 넘어지고 발목이 퉁퉁 붓는 고통 속에서 갈고 닦은 트리플 악셀은 결국 유영을 빛나게 했다. 지난 2019년 10월, 캐나다 그랑프리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트리플 악셀에 성공한 유영은 자신감을 얻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트리플 악셀을 승부수로 던졌다.
쇼트에서는 점프가 부족했지만 프리에서는 완벽했다. 그리고 한국 선수로는 김연아에 이어 올림픽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가 됐다. 꿈의 절반 이상을 이룬 모양새다.
안주하지 않는 유영은 4년 뒤를 약속하며 한 차원 높은 고난도 기술에 매진한다.
올 시즌 강행군을 이어왔던 유영은 휴식 대신 지난주 동계체전에 참가, 필살기 트리플악셀을 무리하게 시도하지 않고도 합산 216.48점으로 가볍게 고등부 1위를 차지했다.
국내 또래에서는 적수가 없음을 재확인한 유영은 4년 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는 쿼드러플 살코·러츠 등 고난도 점프를 장착하겠다고 밝혔다. 4회전 점프는 남자 선수들과 러시아 일부 여자 피겨 선수들만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발목 부상 우려가 따르지만 유영은 “여러 조건 때문에 올림픽을 앞두고 연습하지 못했다”며 “몸 관리를 잘해서 고난도 점프를 많이 시도하고, 또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더 단단해지고 더 멋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유영은 벌써 4년 후를 바라보며 원대한 꿈을 품었다.
올림픽에서 쌓은 자신감과 경험은 유영을 더 높게 밀어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