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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친 1주기 맞아 경영 보폭 확대?...내달 미국행 부상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1.10.20 15:36 수정 2021.10.20 15:36

25일 고 이건희 회장 1주기...추도식 비공개로 최소화될 듯

내달 美 출장 가능성 제기…파운드리 부지 결정 이뤄지나

재계 본격 경영 행보 기대감 속 여전히 사법리스크 우려 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친인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1주기를 맞아 경영 보폭이 확대될지 주목되고 있다.


가석방 출소 후 두 달이 넘었지만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파운드리 공장 부지 선정을 위한 미국 출장설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이건희 회장의 1주기를 앞두고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내달 미국 출장이 현실화될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열릴 예정인 이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은 이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유족들과 일부 사장단 인사들만 참석해 비공개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달 말까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유지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최소 인원으로 간소하게 치러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도권은 방역 지침에 따라 사적 모임의 경우, 접종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추도식 행사는 최대한 간소하게 치르되 온라인 추모관을 마련해 이 회장을 기리는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추도식 자체보다도 이후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부친의 1주기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출소 이후 취업제한으로 인한 논란을 키우지 않기 위해 공식적인 경영 행보를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 이 부회장이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반도체는 기업을 넘어 국가간 글로벌 패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고 스마트폰도 폴더블(Foldable·접히는)로의 폼팩터(제품형태) 혁신 등 변화의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가전도 코로나19로 증대된 수요를 지속할 수 있는 전략과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재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지점은 이 부회장의 미국 출장 여부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에 제 2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현재 1공장(텍사스주 오스틴)과 같은 지역인 텍사스주 윌리엄슨카운티 테일러시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삼성의 해외 단일투자 규모로 역대 최대인 170억달러(약 20조원)가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어서 그동안 이 부회장이 직접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망 복원에 관한 최고경영자(CEO) 화상 회의에 참석해 실리콘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뉴시스/AP

여기에 최근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제조·수요 기업들에게 주요 판매(구매) 제품과 수량, 매출, 고객사(구매처) 등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기밀자료를 요구한 것도 이 부회장의 미국 출장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이 부회장이 미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미국 현지를 직접 방문하는 미국 출장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삼성은 이에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달 출장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파운드리 공장 건설이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공식화된 건인데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기밀 자료 요구 문제도 국익과 관련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가석방 이유로 밝힌 ‘국익’에 실제 기여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또 삼성이 연초부터 계획해 온 투자인데다 공장 가동 계획을 감안하면 최종 결정이 해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점도 미국 현지 출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이유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17일자(현지시간) 기사에서 "이제는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서 (이 부회장이) 거침없는(ruthless) 면모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하는 등 해외 언론에서도 이 부회장의 본격 등판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다만 미국 출장길에 올라 파운드리 공장 부지 최종 결정을 이뤄내도 이를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해 해외 출장 등 현장 경영때마다 법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신분인데다 재판을 받아야 하는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공판준비기일로 시작된 삼성물산 합병 의혹 재판은 1심만 1년째 진행 중으로 벌써부터 장기화가 예고되고 있다.


오는 26일 프로포폴 투약 관련 1심 선고 공판이 예정돼 있어 일부 해소되는 측면이 있지만 당초 이 재판은 약식기소됐다가 정식재판에 회부된 건이라는 점에서 사법리스크가 크게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법리스크가 글로벌 경영 행보를 펼쳐야하는 기업인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라며 “보다 자유로운 경영 행보가 보장돼야 중요한 경영 현안에 대한 적절한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뉴스룸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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