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대우’ 샌디에이고 김하성, 몸값 하려면?
입력 2021.01.04 00:01
수정 2021.01.04 00:04
한국 무대와 차원 다른 강속구 적응..국내서 변화구에 강해
시프트 철저한 미국서 좌측에 집중된 타구 분포도 넓혀야
김하성(26)이 KBO리그 출신 타자 중 최고 대우를 받으며 메이저리그(MLB)에 입성했다.
김하성은 3일 자신의 SNS에 홈구장 펫코파크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굿"이라고 적은 뒤 엄지를 치켜들었다.
지난 1일 샌디에이고는 김하성과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 4+1년, 최대 3900만 달러(약 424억원). 4년 2800만 달러가 보장으로 옵션 포함 최대 3200만 달러다. 2025년에는 상호 옵션이 걸려있고, 옵션을 실행하면 최대 3900만 달러(약 424억원)까지 받는다.
역대 KBO리그 출신 타자 중 포스팅 시스템 최고 조건의 계약이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계약기간 4년에 각각 보장 금액 1200만 달러, 1100만 달러를 받았다. 연평균 연봉만 놓고 보면 류현진(LA 다저스/6년 3600만 달러)보다도 높다. 파워와 스피드를 갖춘 김하성의 가치를 샌디에이고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묻어나는 대목이다.
한국 프로야구가 자랑하는 김하성은 공-수-주 모두 갖춘 검증된 우수 자원이다.
KBO리그 역사상 강정호에 이어 두 번째로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유격수’다. 3년 연속 해당 포지션에서 골든글러브를 차지했지만, 실버슬러거 수상과 함께 MVP 후보에 오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1)를 밀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신예’ 크로넨워스와의 2루수 경쟁은 피할 수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KBO리그과 차원이 세계 최고의 야구 무대다. 국내에서 파워와 정확도, 뛰어난 수비 능력을 자랑한 김하성도 생존 과정에서 적잖은 고통과 고민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당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역시 강속구에 대한 적응이다. KBO리그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2km 수준이지만 메이저리그는 150km로 더 빠르다. 김하성은 국내서도 빠른 볼보다 변화구에 강했다. 올 시즌 김하성의 패스트볼 타율은 0.270대 초반이다. 오히려 스플리터 등 변화구에 더 강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추신수와 강정호는 패스트볼에 강했다.
추신수의 MLB 통산 패스트볼 타율은 3할을 상회한다. 통산 218개 홈런 중에서 패스트볼을 공략해 터뜨린 홈런이 100개에 가깝다. 강정호도 통산 46홈런 중 절반 수준인 20개를 패스트볼을 때려 만들었다. 패스트볼에 약했던 박병호는 끝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MLB 하위권에 해당하는 타구 속도도 끌어올려야 한다. 김현수가 타구 속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많은 땅볼을 생산했다. 잡아당기는 편중된 타구방향은 수비 시프트가 철저한 메이저리그에서 김하성을 답답하게 할 수 있다. 안타성 타구가 수비 시프트에 걸려 출루 기회를 자주 놓친다면 초반 적응에 애를 먹을 수 있다.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는 김하성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