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총·선원노련, 포스코 물류 자회사 설립 철회 요청
입력 2020.05.07 18:11
수정 2020.05.07 18:11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설립과 관련해 한해총과 선원노조 등이 7일 성명을 내고 설립 중단을 요구했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이하 한해총)은 이날 한국 해운·물류생태계 보전과 상생발전을 위해 물류자회사 설립계획을 전면 철회해줄 것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과 사외이사들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해총은 건의서에서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설립은 결국 해운업 진출로 귀결돼 해운산업 생태계를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며 "한국전력이나 가스공사와 같은 다른 대량화주가 해운물류산업에 진출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한해총은 또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설립은 정부의 제3자물류 육성정책에도 배치됨은 물론 제3자물류시장에 혼란을 야기하고 국가 물류경쟁력을 크게 저하시킬 것"이라며 "포스코와 물류전문기업 간 공들여 쌓아온 상생협력관계가 와해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한해총은 “그동안 국내 대량화주가 자기화물을 믿고 해운물류분야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가 없으며 해외의 경우를 보더라도 대형화주사들은 물류자회사를 세우기보다는 제3자물류전문기업과의 공생관계를 돈독히해 상호 윈윈하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김영무 한해총 사무총장은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의 경우 매출은 높지만 일자리 창출효과가 없으며 막강한 시장지배력으로 인해 중소물류주선업계가 고사위기에 직면하는 등 국민경제에도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해운물류산업의 재건을 위해서는 대량화주와 해운물류업계가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해총은 지난달 28일 청와대와 국회,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에 포스코의 물류주선자회사 설립을 반대하는 '해양·해운·항만·물류산업 50만 해양가족 청원서' 제출하고, 국민기업인 포스코와 물류전문기업이 서로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건의한 바 있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도 이날 성명을 내고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설립 중단을 촉구했다.
선원노련은 성명에서 "포스코는 물류비용 절감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겠지만, 비용 절감은 곧 차별과 착취, 노동환경 악화를 수반한다"며 "가뜩이나 열악한 선원들의 고용환경과 일터는 더욱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원노련은 "포스코 물류 자회사는 많은 수출입 물량을 독점한 채 해운업계의 저가 경쟁을 부추기고, 그로 인한 고통은 선원들에게 모두 전가될 것이기에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설립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부산항발전협의회도 "대기업의 물류 자회사 설립은 제3자 물류 육성이라는 정부 방침에도 어긋난다"며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설립은 코로나 19 충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산지역 해운물류 관련 중소기업들을 궁지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