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체포된 40대 여성 수배자…순찰자 뒷자리서 살충제 음료 마셨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4.10.25 19:13 수정 2024.10.25 19:13

용인동부경찰서 상갈파출소 직원들, 24일 기흥역 부근서 40대 여성 신병 확보

신변 관련 문자 메시지 전 연인에게 남긴 뒤 잠적…경찰, 벌금 수배 사실 파악

벌금 수배자, 형 집행장 떨어진 상태…발견 즉시 체포가 원칙

경찰, 규정과 다르게 체포한 여성 수갑 안 채워…순찰자 뒷자리에 홀로 탑승

경찰청 ⓒ데일리안DB

벌금 수배가 내려진 40대 여성이 경찰에 체포돼 순찰차로 호송되던 중 살충제가 든 음료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용인동부경찰서 상갈파출소 직원들은 전날 오후 5시쯤 기흥역 부근에서 40대 여성 A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당시 A씨는 자신의 신변과 관련된 문자 메시지를 전 연인에게 남긴 뒤 잠적해 112 신고가 접수된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A씨가 과거 저지른 잘못 때문에 100만원 상당의 벌금 수배를 받은 사실을 파악했다.


벌금 수배자는 형 집행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발견 즉시 체포가 원칙이다.


그러나 수배자가 벌금 납부 의사를 밝힐 경우 경찰은 관행적으로 체포 대신 수배자를 임의동행한 뒤 벌금을 받고 검찰 지휘 하에 석방하기도 한다.


A씨 역시 벌금 납부 의사를 밝혀 경찰은 임의동행으로 A씨를 파출소에 데려왔다. 그런데 A씨는 끝내 벌금을 납부하지 못했고, 결국 경찰은 오후 5시 30분쯤 죄명을 고지한 뒤 A씨를 체포했다.


그러나 경찰은 규정과 달리 체포한 A씨에게 수갑을 채우지도 않고 순찰차 뒷자리에도 홀로 탑승하게 한 뒤 A씨를 경찰서로 호송했다.


체포 당시 A씨는 음료수 2병을 소지하고 있었는데, 그 중 개봉돼 있던 1병에는 살충제가 일부 섞여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호송 중인 순찰차에서 이를 마셨고, 5분 뒤인 오후 6시 15분께 경찰서에 도착하자마자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만 마신 살충제의 독성이 그리 강하지 않은 데다 마신 양도 적어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부 직원들이 규정을 위반한 정황을 발견하고 해당자들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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