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이번에도 타깃은 20대”…싸이, ‘싸다9’로 보여준 신구의 조화

22년차 가수 싸이가 이번에도 ‘20대’ 대중을 공략한다.

싸이는 29일 오후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정규9집 ‘싸다9’ 발매 기념 간담회에서 “정성스럽게,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어진 앨범이다. 2018년부터 올해 초까지 작업하면서 만든 구성”이라고 앨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싸다9’는 싸이만의 유쾌한 감성을 살린 앨범 타이틀로 ‘싸이의 다채로운 9집’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싸이는 이번 앨범에 담긴 총 12곡을 각각의 개성 강한 아트워크 이미지로 발표했고, 12곡 중 무려 7곡에 해당하는 비디오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날 청음회를 통해 가장 먼저 공개한 곡은 ‘인트로’에 해당하는 ‘나인트로’(9INTRO)다. 싸이가 그간 선보여온 히트곡들의 곡명을 가사로 엮었고, 22년차인 현재도 여전히 ‘광대팔자’인 싸이의 신나는 흥을 담아낸 곡이다.

지코가 작사·작곡한 ‘셀럽’(Celeb)의 뮤직비디오도 공개됐다. 뮤직비디오엔 배우 수지가 출연했다. 싸이는 “2006년에 발매한 ‘연예인’의 2022년 버전의 곡이다. 작사·작곡은 지코가 하면서 두 번째 조우를 하게 됐다”면서 “뮤직비디오는 3년 전, 3일 동아 강도 높은 군무를 춰서 완성됐고 무려 3년 만에 공개하게 됐다. 이 자리를 빌어 수지에게 심심한 감사와 사죄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싸이의 9집 메인 타이틀곡은 ‘댓 댓’(That That)(prod. & ft. SUGA of BTS)이다. 싸이와 방탄소년단 슈가가 공동 프로듀싱하고, 작사·작곡·편곡을 함께했다. 슈가는 피처링에 이어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하여 싸이와 호흡을 맞췄다.

싸이는 “슈가가 BTS로도 활약하고 있지만 프로듀서로서도 야심찬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어느 날 저에게 너무 어울리는 노래를 만들게 됐다면서 프로듀싱을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저 역시 라틴 계열의 댄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시점이었는데, 슈가가 그런 곡을 딱 들고 왔다”고 함께 작업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밖에도 앨범에는 성시경과 함께 싸이 감성의 진수를 녹여낸 ‘감동이야’(Feat. 성시경), 늦은 밤에 어울리는 위로를 전할 ‘밤이 깊었네’(Feat. 헤이즈), 새로운 창법과 거침없는 가사가 돋보이는 ‘간지’(GANJI)(Feat. 제시), 중독성 강한 뉴트로 장르의 ‘이제는’(Feat. 화사), 행복에 대한 메시지를 풀어낸 ‘해피어’(Happier)(Feat. 크러쉬), 영원히 추억하고 싶은 시간을 담은 ‘포에버’(forEVER)(Feat. 타블로), 기리보이와 함께 작업한 ‘나의 월요일’, ‘흠뻑쇼’의 열정을 고스란히 분출한 ‘에브리데이’(Everyday), 정답 없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마지막 트랙 ‘내일의 나에게’까지 총 12곡을 유기적으로 엮었다.

싸이는 “이번 앨범에는 총 7명의 후배 뮤지션들이 참여했는데 모두들 어떤 조건도 없이 흔쾌히 수락을 해줬다. 다들 좋은 마음으로 참여해주는데 내가 앞으로 더 잘해야겠구나 생각했다”면서 “핫하고 영한 뮤지션들과 함께 하는 과정에서 나이도, 연차도 적지 않은 제와 이질감 없이 교감을 나눌 수 있어서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싸이는 후배들과의 교감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젊은 뮤지션과 만나서 끊임없이 그 에너지, 바이브를 나눠 가져야 올드해지지 않는다. 젊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슈가와 작업을 한 것을 시작으로 많은 수록곡들이 줄줄이 나왔던 것 같다”면서 “저는 전문 작곡가가 아니라 가수가 곡을 쓰는 경우라서 영감이 주기적으로 들어오진 않는다. 불이 붙을 만한 계기가 없으면 곡이 잘 써지지 않는데 슈가와 작업을 하면서 ‘나도 저렇게 음악을 재미있게 했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싸이의 ‘나인트로’의 가사처럼 ‘20대에는 20대가 타깃, 30대에도 20대가 타깃, 40 하고도 절반이 지나버린, 이번 앨범도 20대가 타깃’이 가능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싸이는 2001년 데뷔 후 지난 20여년간 무수히 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킨 어나더 아티스트이다. 케이팝 가수 최초 7주간 빌보드 메인 차트 HOT 100 2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고 세계적인 신드롬을 이끈 ‘강남스타일’을 비롯해 ‘새’ ‘챔피언’ ‘라잇 나우’(Right Now) ‘젠틀맨’ ‘대디’(DADDY) ‘나팔바지’ ‘아이 러브 잇’(I LUV IT) ‘뉴 페이스’(New Face) 등으로 열풍을 일으켰다.

스스로의 위치를 ‘가요계의 허리’라고 지칭한 만큼, 그가 갖는 책임감도 남달랐다. 그는 “대견한 아이돌 후배들이 해외에서 대단한 활약을 하고 있지만 해외에 계신 팬들에게 케이팝에는 보이그룹, 걸그룹만 있는 게 아니라, 해외에서 발견되지 못한 선후배 가수들이 있는 장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현재 이런 음악들을 소개시켜드릴 수 있는 유튜브 콘텐츠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규 앨범 구성 역시 그 일환이다. 싸이는 “사실 정규 앨범을 내는 건 소모전이라고 생각한다. 타이틀이나 주목받는 몇 곡을 제외하곤 디지털 싱글로 잘라서 나오면 주목도 많이 받을 텐데, 작품자로서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가요계의 허리 위치에서 제가 맡은 건 신구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무식하게 디지털 시대에 역행하는 앨범을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싸이의 정규 9집 ‘싸다9’는 이날 오후 6시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