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제외’ 이강인, 정말 벤투랑은 안 맞나
입력 2021.08.24 00:01
수정 2021.08.23 21:57
9월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A대표팀 소집 명단 제외
전술·전략적 이유로 배제, 벤투호에서 설 자리 잃어
‘한국 축구의 미래’로 꼽히는 이강인(발렌시아)이 또 한 번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강인은 23일 발표된 9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경기에 나설 A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던 이강인은 지난 3월 열린 일본과 원정 평가전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5개월 만에 재합류를 노렸지만 무산됐다.
사실 이강인과 벤투 감독의 궁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감독마다 선호하는 선수가 있기 마련이지만 벤투 감독은 그간 이강인을 그다지 중용하지 않았다.
2019년 처음 벤투호에 승선한 이강인은 이후 A매치 6경기에 출전했지만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지는 못했다.
가장 최근이었던 지난 3월 한일전에서는 익숙지 않은 제로톱으로 선발출전 했다가 제대로 활약도 못해보고 전반전 종료와 함께 교체됐다.
벤투 감독은 이번 9월 소집 명단에 이강인을 뽑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술·전략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림픽에 나갔기 때문에 뽑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동경도 출전했지만 9월 명단에 포함됐다”며 “다른 선수들이 대신해 선발된 것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전술적, 전략적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강인이 자신이 추구하는 대표팀 운영 철학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고 해도 감독의 철학과 맞지 않다면 철저히 배제될 수밖에 없다. 물론 벤투 감독의 선택이 나쁜 것은 아니다. 냉정하게 이강인이 동일 포지션의 선배들보다 기량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연령대 대표팀에서도 확고하게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이강인이 계속 A대표팀 소집 명단서 제외되는 것은 다소 아쉬움이 크다. 한창 경기를 뛰고 성장해야 할 이강인이 카타르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없다면 이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이강인은 축구 인생에 있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소속팀 발렌시아에서는 올 시즌도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는 모양새다. 그는 올 시즌 팀이 치른 2경기에 연속 결장했다.
지난 2019년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할 때까지만 해도 한국축구 10년을 이끌 에이스로 주목 받았던 이강인이 대표팀과 소속팀서 외면 받고 있는 현실이 낯설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