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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해 성장률 4.0% 전망...매파 성향 짙어졌다(종합)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1.05.27 16:04 수정 2021.05.27 16:17

올해 성장률 1.0%P 상향...내년 성장률도 0.5%P↑

연내 금리인상 첫 언급, ‘금융불균형 누적’ 문구 추가

“코로나 확산·백신 접종 리스크” 상당부분 해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는 동결했으나 올해 경제성장률을 4.0%로 깜짝 상향했다. 지난 2월 전망치(3.0%)보다 무려 1.0%p 오른 수치다. 백신 보급률이 예상보다 빨라져 확산세가 잦아들면 4.8%까지도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도 그 어느때보다 짙어졌다. 이주열 총재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첫 언급하며, 금융불균형 누적에 유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 낙관적 “4.8%까지 성장”...코로나 불확실성 잠재

한국은행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 3.0%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종전 전망치보다 각각 1.0%p, 0.5%p 오른 것이다. 이는 한은이 보수적으로 3% 중후반의 전망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수출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고, 민간소비개선세가 지난 2월 전망보다 확대될 전망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3월말 추가경정예산 등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4차 재난지원금을 비록한 추경의 효과도 반영됐다.


한은은 상반기 3.7%, 하반기에는 4.2%로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 성장세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르게 확대되고 코로나19가 확산세가 진정된다고 가정시, 올해 4.8%의 경제 성장률도 달성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한 한은은 각 지출 항목도 대부분 상향 조정했다. 올해 수출이 2.2%p, 내수가 1.8%p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 접종 가속도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상품 수출과 수입의 증가율은 각각 9.0%, 8.3%로 종전(7.1%, 6.4%)보다 증가폭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2.0%에서 2.5%로 상향 조정됐다. 또 설비투자, 건설투자는 증가율도 각각 7.5%, 1.3%로 각각 2.2%p, 0.5%p 상향 수정됐다.


수출과 내수가 고루 회복이 기대되면서 물가, 고용 전망치도 상향 조정됐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전망치는 1.8%로 종전보다 0.5%p 올랐다. 내년에는 1.4%로 종전치를 유지했다. 물가상승세는 2% 내외까지 갔다가 내년에 다시 1% 중반대로 하락하나, 경기 개선세를 반영한 근원물가 상승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았다.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각각 1.2%, 1.4%이다. 취업자 수는 IT부문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올해 14만명, 내년 23만명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코로나19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했다. 한은은 상방리스크로 백신 접종 확대 등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 국내외 추가 경기부양책 등을 지목했고, 하방리스크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 활동 정상화 지연,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의 생산 차질 지속 등을 꼽았다.


김웅 조사국장은 “선진국의 빠른 백신접종 전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쉽 등 정부의 노력 등으로 백신 접종률 및 코로나 재확산 리스크가 지난 2월 전망보다 많이 해소됐다”면서도 “코로나•백신 리스크는 경제 성장 경로에 있어서 플러스와 마이너스 요인 동시에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성장률 추이 ⓒ 한국은행
◆ ‘금융불균형 누적 유의’강조...금리 인상 발언

한은이 4.0%의 성장률을 제시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코로나와 백신 접종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면서도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다. 현재의 통화정책은 큰 폭의 완화적 기조”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당분간’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면서도 “금리 정상화는 서둘러도 안되지만 실기(失期)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회복세는 지속하면서 금융불균형 누적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내 금리가 인상될지 여부는 회복속도 등 경제상황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 시점에 있어서 미국 연준 통화정책을 고려하겠지만 국내 여건에 맞춰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도 언급했다. 연내 금리인상 시점이 국내 경제 상황에 따라 훨씬 더 앞당겨질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총재는 또 “앞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 지속되면 이에 따른 부작용이 상당히 크고, 이를 다시 조정하려면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금융불균형 누적을 방지하기 위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도 밝혔다. 다만 경기상황이 개선되면 가계소득도 늘어난다는것을 전제로 점진적으로 금리 정책을 조정, 가계에 미치는 부담과 영향을 최소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결정문 또한 매파적이었다. 이번 금통위의 통방문에서는 ‘금융불균형’이라는 단어가 이목을 끌었다. 금통위는 “코로나19의 전개 및 주요국의 경기 상황 등을 점검하는 한편,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불균형 누적에 보다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융안정’이란 표현 대신 ‘금융불균형’으로 바꾸며 우려사항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이다.


신얼 SK증권 애널리스트는 “5월 금통위는 국내 경제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이 돋보인 회의였다”며 “이와 함께 금융 불균형 유의에 대한 언급이 증가한 가운데, 한은의 양대 정책 목표에 있어서 통화당국은 서서히 균형점을 찾는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기준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결정됐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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