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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차범위 밖 1위' 윤석열 지지율, 신기루일까 빛나는 별이 될까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1.03.09 03:30 수정 2021.03.09 10:55

검찰총장 사퇴 후 단숨에 차기 대선주자 1위 등극

'반문(反文) 정서' 총집결…TK에서도 호감도 높아

신기루? 빛나는 별?…스스로의 향후 행보에 달려

"정밀한 준비 필요…최적 플랫폼 찾는 게 첫 번째 과제"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사의를 한 시간여 만에 즉각 수용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문재인 정부의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움직임에 반발해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윤석열 전 총장이 사퇴 후 처음으로 실시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기존 유력 주자들을 모두 제치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2022년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나타난 '윤석열 현상'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지, 윤 전 총장이 지금의 추세를 이어가 차기 대권주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교통방송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만18세 이상102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를 조사해 8일 발표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32.4%의 지지를 받아 24.1%를 기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며 선두에 올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


지난해 4·15 총선 이후 여야가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했던 정당 지지율과 별개로 더불어민주당 주자들이 선두권을 독식했던 차기 대권 주자 구도에 윤 전 총장이 확실하게 경종을 울린 것이다.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낸 야권 주자가 전무했던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독단적 행보에 대립각을 세우고 검찰총장직까지 던진 윤 전 총장을 향해 문 정부 심판과 정권교체를 바라는 야권 지지자들의 열망이 온전히 투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화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내년 3월 대선에 윤 전 총장이 출마한다는 가정 아래 어느 정당의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1.9%가 제1야당 '국민의힘'이라 답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도 이 같은 분석과 궤를 같이 한다는 평가다. 다수의 국민이 윤 전 총장을 '야권 주자'로 인식한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검찰총장직 사퇴의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가 벌어진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효과)'일 수 있다. 그만큼 '반문(反文) 정서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것"이라며 "야당에 괜찮은 후보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런 후보가 없다. (윤 전 총장 지지세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통화에서 "야권의 다른 대안으로서 어필하는 후보 또는 지지할 만한 후보가 없었던 상황에서 국민적 기대감을 바탕으로 한 중도우파 지지층의 쏠림, 즉 '윤석열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보수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윤 전 총장의 정계 입문에 대한 긍정평가가 75%에 달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보수 야권의 대권 주자로 거론되기에는 지난날 검찰에 몸담으며 박근혜 정부와 극단적 대립각을 세웠던 윤 전 총장의 과거가 가장 큰 리스크라는 관측이 나왔던 탓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보수 핵심 코어 지지층과의 해묵은 반감을 해소하는 것은 향후 윤 전 총장이 해결해야 할 분명한 과제 중 하나가 될 테지만, 지금 당장엔 그 모든 부정적 기억을 상쇄할 만큼 반문 기류가 중도보수 성향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진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사의를 한 시간여 만에 즉각 수용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처럼 국민들로 하여금 기성 정치권의 대안이 될 가능성이 있는 유력 주자 중 한 사람으로 확실하게 떠오른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까지 이어질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된다.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처럼 단숨에 선두로 치고 나온 현재의 기세가 꺼지지 않고 더욱 불타올라 차기 대선 국면의 '빛나는 별'로 자리잡느냐, 아니면 동력을 이어가지 못하고 마치 신기루처럼 '윤석열 현상'이 사라질 것이냐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선적으로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외부 요인' 보다는 정치인으로서는 초년생이라 할 수 있는 윤 전 총장이 스스로 어떤 행보를 펼쳐나가느냐가 향후의 운명을 가늠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성철 소장은 "본인 하기에 달려 있는데, 대한민국 정치권의 과거 사례를 보면 개인 지지율은 높지만 특정 정당의 소속이 아니었던 제3의 후보가 대선을 끝까지 완주했거나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한 적이 없다"며 "윤 전 총장이 공식적으로 정계 입문을 선언하고 대선에 출마하겠다 할 때 어떤 플랫폼(정당)을 선택하거나, 혹은 스스로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정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곧바로 입당할 필요도 없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 필요 이상의 '거리두기', '멀리하기'를 할 필요도 없다. 중도우파를 아우르는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을 찾는 것이 윤 전 총장 앞에 놓인 첫 번째 허들"이라며 "정부여당에서 시작될 윤 전 총장 본인, 그의 가족들을 향한 대대적 공세를 어떻게 잘 대비하고 방어하느냐가 두 번째 허들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신율 교수는 "탄핵 측면에서 놓고 보면 박근혜도 잘못했고, 문재인 정부도 싫다는 지지층을 타겟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당장 국민의힘에 들어가면 이런 부분이 좀 흔들릴 수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제3지대에만 머무를 수는 없다. 메시지 관리가 필수적으로, 계속해서 대중에게 정치적 면모를 어필할 수 있는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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