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찾은 배재고 야구부 주장·감독, 자필 사과문서 "깊이 반성"
입력 2026.07.06 15:39
수정 2026.07.06 15:40
주장 "선수로서 정말 하면 안 되는 행동…많은 고통 드려"
감독 "제대로 가르치고 이끌지 못한 과오 인정…책임 겸허히 감당"
양교, 약 30분 동안 사과·화해·소통의 시간 가진 후 5·18 묘지 참배
5·18 조롱 응원으로 물의를 빚은 배재고 야구부 주장 A 선수가 6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주제일고를 찾아 광주제일고 야구부 주장에게 사과문을 전달하며 사과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고등학교 야구 경기 도중 5·18 비하 논란을 일으킨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6일 오후 상대팀이었던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사과 방문했다.
특히 배재고 야구부 감독과 주장 선수는 자필로 사과문을 작성하며 광주일고 측에 용서를 구했다.
6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배재고 야구부 소속 학생선수 36명 전원과 일부 학부모, 교사 등 80여명은 이날 오후 3시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광주일고를 찾았다.
배재고 야구부 주장 A 선수는 이날 낭독한 사과문에서 "꿈과 희망이 담겨야 하는 야구장에서 배재고등학교 선수들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들로 인해 마음의 큰 상처를 입은 광주제일고등학교 선수들과 학부모님, 광주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우리 팀 모든 선수들이 진심으로 야구를 떠나서 인성이나 태도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다시 한번 배우게 됐다"며 "선수로서 정말 하면 안 되는 행동이었고 일어나면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많은 고통을 드렸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의 좋지 못한 발언, 행동으로 인해 정말 많은 분이 마음의 상처와 고통을 받고 있는데 선수들을 대표해서 정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항상 마음속 깊이 반성하는 마음과 자세로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감독 B씨도 직접 자필로 작성한 사과문에서 "깨끗하고 정정당당 해야할 경기에서 상대에 대한 존중과 동업자정신을 비롯한 학생선수로서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제대로 가르치고 인도하지 못했다"며 "승패에만 집중하느라 잘못된 응원 소리를 바로 파악하지 못했고 제때에 제지하지 못했다는 말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나도 모르게 잊고 있었고 나의 언행과 지도방식이 올바른 본보기가 되지 못한 듯해 더욱 깊이 자책하며 부끄러울 뿐"이라며 "배재고 학생 선수들의 잘못 이전에 제대로 가르치고 이끌지 못한 과오를 인정하며 지도자로서 져야할 책임을 겸허히 감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의 사죄가 모든 분들의 상처를 달래기에는 한없이 부족하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해 끊임없이 사죄하고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도자로서의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다"고 했다.
교장 등 배재고 교직원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일탈이나 실수가 아닌 윤리 의식과 역사 인식에 대한 총체적인 붕괴에서 비롯된 사례로 보고 심각하게 사안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사태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 및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여러 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응하겠다"고 약속했다.
배재고 측과 광주일고 측은 이후 강당에서 사과와 화해, 소통의 시간을 약 30분 동안 가진 후 오후 4시쯤 국립5·18민주묘지를 함께 참배할 예정이다. 참배에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김대중 전남광주교육감도 동행한다.
앞서 배재고 야구부 선수단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제일고등학교와의 1회전에서 단체 율동과 함께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쳤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연상할 수 있는 구호로 이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대회를 주관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지난 1일 '전국대회 6개월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8일 이후 배재고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역사교육, 인권교육, 차별·혐오 표현 방지교육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달 30일부터 전체 학교운동부를 직접 찾아 인권교육, 학습권 보장, 투명한 운영 등을 전반적으로 지도·점검하고 있고 방문 점검은 다음 달 21일까지 계속된다.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감독과 주장이 자필로 작성한 사과문. ⓒ서울시교육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