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욕 안긴 음바페, 메시로부터 물려받은 권좌
입력 2021.02.17 07:44
수정 2021.02.17 08:14
음바페, 바르셀로나 원정서 해트트릭 맹활약
엄청난 스피드 앞세워 발 느린 바르셀로나 압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타이틀이 리오넬 메시에서 킬리안 음바페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PSG는 17일(한국시간), 캄 노우에서 열린 ‘2020-21 UEFA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와의 16강 원정 1차전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음바페의 활약에 힘입어 4-1 대승을 거뒀다.
원정서 4골이나 몰아친 PSG는 다음달 11일 파리에서 열리는 홈 2차전서 2골 차 이내로만 패해도 8강에 오르게 된다.
아직까지 현역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메시와 미래의 축구 황제 음바페의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모은 경기였다. 그리고 뚜껑을 열자 완벽한 세대교체를 부정할 수 없는 경기력이 나왔다.
선제골은 메시의 몫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26분, 프렝키 데 용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선 메시가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앞서나갔다.
그러자 잔뜩 웅크리고 있었던 음바페가 자신의 빠른 발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음바페는 실점한지 5분 만인 전반 31분, 고립된 상황에서도 특유의 민첩성을 앞세워 벼락같은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후반전도 음바페의 독무대였다. 이미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느린 발을 완벽하게 장악했던 PSG는 후반 21분, 역습 과정에서 뒤늦게 침투해 들어간 음바페가 결승 역전골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후반 26분 프리킥 상황서 모이스 킨이 헤더로 추가골을 넣었고 후반 40분, 음바페가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음바페 입장에서도 매우 고무적인 이번 바르셀로나전이었다. AS 모나코 시절,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6경기서 6골을 몰아치며 순식간에 세계 최고의 유망주로 각광받았던 음바페는 PSG로 이적한 뒤에는 토너먼트 9경기 1골로 부진하며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큰 경기, 게다가 메시가 지켜보는 앞에서 자신의 스타성을 마음껏 발휘한 음바페다. 음바페는 이번 바르셀로나전 해트트릭으로 오랜 기간 이어졌던 챔피언스리그 부진을 완벽히 터는데 성공했고 득점 레이스에서도 5골로 이 부문 선두인 네이마르, 알바로 모라타, 마커스 래쉬포드, 엘링 홀란드(이상 6골)를 추격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PSG는 바르셀로나전에서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닌 역전극의 희생양이 된 바 있기 때문이다.
PSG는 2016-17시즌 16강서 바르셀로나와 만나 홈 1차전서 4-0 대승을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원정 2차전서 거짓말 같은 1-6 대패를 당했고 그대로 탈락 수순을 밟았다.
악몽이 재연되지 않으려면 다시 한 번 음바페가 나서야 한다. 다행히 이번에는 캄 노우에서 먼저 경기를 치렀고, 훨씬 유리한 상황에서 홈 2차전을 갖는다. 메시로부터 사실상 축구 황제의 왕관을 물려받은 음바페가 팀을 어디까지 올려놓을지 축구팬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