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TV 수신료 징수 수수료로 27년간 8565억원 걷어
입력 2021.02.08 11:04
수정 2021.02.08 11:28
징수수수료 6.15% 걷어 매년 400억 수익
구자근 의원 "이익공유제 이야기하기 이전
공기업 블로소득으로부터 국민 재산 보호해야"
TV 수신료를 위탁 징수하는 한국전력공사가 매년 400억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한 KBS 수신료 인상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한전의 수익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구자근 의원(국민의힘, 경북 구미갑)은 "정부·여당이 이익공유제, 손실보상제를 이야기하기 이전에 이런 불로소득을 올리고 있는 공기업으로부터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자근 의원실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1994년 이후 2020년까지 총 8565억원 수수료 수익이 발생했다. 징수 첫해인 1994년을 제외하면 1995년, 1996년 190억을 시작으로 매년 10억에서 20억씩 늘어나 2018년을 기점으로 징수 수수료가 400억을 넘어섰으며, 작년에는 4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한 KBS 수신료 인상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한전이 가져가는 파이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이 위탁 수행하고 받는 수수료는 방송법 시행령 제48조에 따라 15%가 넘지 않는 범위에서 정할 수 있는데, 한전은 TV 수신료 징수 수수료는 6.15%에 달하고 있어 모수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수익이 증가하게 된다.
한전의 TV수신료는 전기요금 미납 시 단전의 위험이 있기에 국민들이 우선순위로 납부하는 공과금 중 하나다. 코로나19 경기침체 등으로 아무리 어려운 국민도 전기요금과 함께 TV수신료를 가장 먼저 납부해야 하는 현실이다.
이에 대해 한전은 "현재 유일하게 TV수신료 분리 고지를 신청할 수 있는 경우는 파산선고를 결정 받거나, 급여가 압류된 때에만 해당된다"고 밝혔다.
구자근 의원은 "TV 수신료 폐지 문제와 함께 TV 수신료 납부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국민은 코로나19와 경제 침체로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든데 공공기관이 사실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걷고, 또 이 수수료를 걷는 업무를 위탁 받은 공기업이 8500억 이상 불로소득을 올리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공기업의 역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정부·여당이 이야기하는 이익공유제, 손실보상제 이전에 이런 불로소득을 올리고 있는 공기업으로부터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며 "전력기금과 TV수신료처럼 사실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걷어지고 있는 준조세의 필요성과 정당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