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세법개정안] 종부세가 가른 시장 흐름…중저가 수요 몰리고·초고가 주춤?
입력 2026.08.03 18:03
수정 2026.08.03 18:03
1주택자, 집값 20억까지 비과세…실거주 기본공제액도 상향
종부세 세율 체계 주택가액 기준으로, “30억 이상부터 세부담 커져”
강남3구 매물 출회 전망에…고가 똘똘한 한 채 선호, 지우기 어려워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브리핑룸에서 열린 ‘2026년 세제개편안’ 상세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정부가 실거주 1주택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종합부동산세를 개편하면서 비과세 대상인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에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과세가 본격 강화되는 30억원 이상의 초고가 주택은 매물 출회가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주택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기대가 여전히 고가 주택에 대한 ‘똘똘한 한 채’ 선호를 꺾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시세 약 20억원에 해당하는 공시가격 14억원 이상 주택부터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된다.
특히 실거주하는 1주택자의 기본 공제금액은 현행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 조정되며 세제 혜택이 확대된다.
다만 고가의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종부세 과세체계가 주택 수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전환되고, 1주택자더라도 고가 주택일수록 3주택 이상의 다주택자와 동일한 세율을 적용받아 세부담이 강화된다.
종부세 피하자…20억원 이하 주택 수요 몰리나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시 20억원 미만은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30억원까지는 오히려 종부세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실수요자들이 주를 이루는 1주택자의 세부담을 완화해줬단 얘기다.
종부세는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금액을 제한 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해 과세표준을 산출하고 그에 따른 세율을 곱해 산정한다.
이번 세제개편으로 정부는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1세대 1주택자에겐 종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물론 과세대상이 될 경우 내년부터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현행 60%에서 70%로 상향 적용되지만, 실거주 1주택자의 경우 공제금액이 2억원 늘어나 그 부담이 일부 상쇄되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향후 세 부담을 피하려는 실수요가 종부세 과세선 아래인 20억원대 이하 주택부터 세부담이 일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되는 30억원 선까지 수요가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덜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상된 고세율이 적용되기 시작하는 과세표준 6억원 초과(시세 약 32억원), 12억원 초과(시세 약 46억원) 구간 지점에서 심리적 저항선이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존과 동일한 세율을 적용받는 구간인 과세표준 6억원 이하 지역이 절세 가능한 똘똘한 한 채로 새롭게 인식돼 갈아타기 수요가 집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뉴시스
30억 이상 초고가 주택부터 부담 확대…초고가 매수세 주춤
반면 1주택자더라도 초고가 주택은 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에 세액공제 한도 신설까지 겹쳐 부담이 커진다.
정부는 주택 수와 관계없이 과세표준 6억원부터 오른 세율을 적용한다. 시세 약 31억~46억원 수준에 해당하는 과세표준 6억~12억원 구간 세율은 현행 1.0%에서 내년 1.3%로 조정된다.
그보다 높은 12억원 이상 구간부터는 2028년부터 현행 3주택 이상의 다주택자들에게 적용되는 것과 동일한 세율로 세금을 산출한다.
구간별로 12억~25억원에는 2%, 25억~50억원에는 3%, 50억~94억원에는 4%, 94억원 초과분에는 5%의 세율이 적용되는 셈이다.
구 부총리는 “(시세 기준)30억원 이상부터 40억원까지 주택은 점차 (종부세가) 오르다가, 40억원 내지 50억원 부분은 보다 세부담이 정상화되는 구조”라며 “일정 수준 금액 이상의 주택에 대해서는 세부담을 적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본격적으로 종부세 부담이 가중되기 시작하는 똘똘한 한 채의 기준선은 3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 세율체계를 가액기준으로 바꿈으로써, 초고가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의 세부담도 확대되는 것이다.
이 같은 세부담은 초고가 주택 매물 출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매년 내야 하는 보유세가 늘어나는 만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초고가 주택의 매물이 나타나고, 매수세는 다소 약화될 수 있다.
다만 보유세 규제가 가장 강력한 다주택자들이 여러 채를 처분한 뒤, 자산가치가 높은 한 채로 갈아타는 수요는 이어질 수 있다.
서울 핵심 지역의 공급 부족까지 맞물려 보유세 강화만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를 해소하기도 어렵단 관측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1주택자의 경우 공제액이 공시가격 기준 14억원까지 확대되고, 양도소득세에서 장기보유에 대한 특별공제가 유지된다”며 “다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들이 세부담을 피하기 위해 주택을 처분하고,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은 상급지 고가 1주택자로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공급이 위축돼 있고 희소성이 높은 지역들은 장기적으로 가격이 우상향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