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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대회 7000명 모였는데…코로나 '공식 검사'는 2700명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1.01.06 14:17
수정 2021.01.06 14:45

'무증상 전파' 등 코로나19 특성 감안하면

당대회 참가자 전수조사 진행 가능성

WHO '北 확진자 0명'…신뢰도 의구심

의사출신 탈북자 "확진자 3만명 넘을 것"

6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평양에서 제8차 노동당대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북한이 제8차 노동당대회에 7000명이 참가했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해 12월 '공식 집계'된 북한 내 코로나19 진단검사 인원은 약 270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대회를 앞두고 '비상방역전'까지 펼쳐온 북한이 진단검사 없이 대표자들을 평양으로 소집했을 가능성은 희박한 만큼, 북한의 코로나19 관련 통계가 '왜곡'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세계보건기구(WHO)가 5일(현지시각) 발표한 '코로나19 주간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4일 기준 북한 내 확진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진단검사를 받은 인원은 총 787명으로 집계됐다. 북한 내 누적 검사대상은 1만2489명이며 채취된 검체는 2만4704개로 집계됐다. 두 통계 간 차이는 발열 등 의심환자에 대해 복수의 진단검사를 진행한 영향으로 보인다.


앞서 WHO는 주간 상황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2월 진단검사를 받은 인원이 △3∼10일 766명 △11~17일 777명 등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11월 27일부터 12월 3일까지 791명이 진단검사를 받은 것으로 집계된 만큼, 해당 기간 일평균 검사대상자는 113명씩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1일부터 3일까지 339명가량이 진단검사를 받았다고 '추론' 가능하다.


관련 통계를 종합하면, 12월 1일부터 24일까지 북한에선 2669명가량이 '공식적으로' 진단검사를 받은 셈이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당대회에 참가할 각급 대표자들이 지난해 '12월 하순' 평양에 모였다고 전한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표자들은 지난달 20일경 평양으로 향했다고 한다. 공식 집계된 진단검사 인원만을 따진다면, 당대회 참가자들에 대한 전수검사가 진행되지 않은 채 대규모 인원이 평양에 집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북한매체들은 당대회에 참가한 인원이 △중앙당 성원 250명 △각급 대표자 4750명 △방청 2000명 등 총 7000명이라고 전했다.


6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평양에서 제8차 노동당대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하지만 무증상 감염과 최대 2주의 잠복기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당대회 참가자에 대한 전수검사는 어떤 식으로든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매체들이 공개한 당대회 개회식 사진을 보면, '밀폐'된 공간에서 '밀집'하게 모여 '밀접 접촉'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거리두기도 행하지 않았다. 대표자 전원에 대한 진단검사 없이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무엇보다 '건강 이상설'에 휘말렸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자들을 대상으로 복수의 진단검사를 진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12월 말까지 공식 집계된 진단검사 인원은 당대회에 참가하는 대표자 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보건성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WHO가 발표하는 코로나19 통계가 김정은 위원장의 방역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겉치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북한 당국이 검증되지 않은 방식 등 '비공식적 체계'를 바탕으로 방역 전선을 가동하고 있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북한에서 의사로 활동하다 탈북한 최정훈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교수는 6일 보도된 일본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험상 북한에서 통계 날조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북한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최소 3만명이 넘는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북한 청진의대 임상의학부를 졸업한 뒤 의사로 활동하다 지난 2012년 탈북했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공식적인 이야기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것이지만, 믿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WHO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 내 지역 단위 실험실(sub-national laboratories) 13곳을 포함한 총 15곳의 실험실에서 검체 샘플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역 앞에서 방역복을 입은 방역요원이 주민들에게 손소독제를 짜주고 있다(자료사진). ⓒAFP/연합뉴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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