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베팅...‘안전빵’ 인덱스 펀드 찾는 개미들
입력 2020.12.18 05:00
수정 2020.12.17 16:26
인덱스주식섹터펀드 5078억원 유입...국내 주식형펀드선 3조 유출
내년 코스피 3000 돌파 전망 잇따라...“종목 선택 더 어려워질 것”
증시 활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수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인덱스 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 낙관론이 우세해지자 개별 종목을 고르는 것보다 특정 지수와 주요 섹터 지수에 올라타는 전략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는 내년 코스피 3000선 돌파 전망과 함께 2차전지와 반도체 섹터 등의 시장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포함)에서는 최근 3개월 간 3조1474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올해 들어선 17조8411억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섹터 지수에 투자하는 인덱스주식섹터는 최근 3개월 새 설정액이 5078억원 늘었고 연초 이후로는 1조469억원이 유입됐다.
대세 상승장에선 개별 종목보다는 대형주들이 이끌어가는 지수나, 유망 섹터 지수를 따라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이란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 전날 코스피는 1.36포인트(0.05%) 내린 2770.43으로 마감했다. 지난 16일 2771.79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다시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최근 코스닥도 약 18년 만에 940선을 넘어서며 최고가를 찍고 있다.
상품별로 보면 국내 증시의 상승 랠리에 따라 3개월 간 ‘미래에셋TIGER200IT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이 36.80%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종류S’(34.93%), ‘미래에셋인덱스로코리아레버리지2.0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종류A-e’(31.24) 등이 뒤를 따랐다.
연초 이후로는 ‘KBKBSTAR 헬스케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가장 높은 97.37%의 수익을 냈다. 이어 ‘미래에셋TIGER의료기기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90.60%), ‘삼성KODEX 2차전지산업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86.34%) 순이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특히 제약·바이오와 2차전지 업종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진 결과다.
다만 연말을 앞두고 증시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움직임도 강해졌다. 레버리지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면서 지난 한달 간 인덱스펀드 전체에선 2조2847억원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인덱스주식섹터에는 357억원이 흘러들어와 자금 유입 흐름을 이어갔다.
증권가는 코스피의 상승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12월에는 단기적인 조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내년에는 우호적인 투자 환경이 이어지면서 사상 첫 3000 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 호황과 위안화·원화 강세에 의한 외국인 순매수가 급증하며 지난달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서도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코스피가 큰 저항 없이 사상최고치를 돌파한 것은 가파른 금리 하락을 감안해 과거보다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야 한다는 시장의 공감이 뒷받침 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최소 3000포인트 이상으로 설정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이라며 “지난 20년간 낮아진 우리나라 금리를 감인하면 이제는 코스피의 목표 PER을 과거 평균 9배가 아닌 11배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특히 내년은 저금리 환경 속에서 기업들의 매출 증가 즉, 성장성이 지난 2013년 이후 8년 만에 회복되는 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코스피의 전반적인 강세에 따라 개별 주식을 고르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개별 종목을 선택해야 하는 부담감이 덜한 인덱스 펀드와 관련 상품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인덱스주식섹터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제약·바이오와 2차 전지 업종 등의 주가 향방도 주목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내년 코스피는 강하지만, 코스피를 이기기는 더 어려운 진검승부 구간일 가능성이 높다”며 “대부분의 업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됨에 따라 업종과 종목 선택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를 이길 수 있는 업종으로는 인터넷, 2차 전지, 반도체, 자동차·운송, 기계를 추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