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제 1년②] 역대급으로 출렁거린 코스피…동학개미는 빛났다
입력 2020.12.16 05:00
수정 2020.12.16 07:54
개인, 역대급 유동성 장세서 큰 손으로 급부상...올해 64조 순매수
삼성전자 비롯한 대형 우량주 중심 베팅해 증시 주도세력 급부상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주식시장이 역대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1월 말 이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실물경기 붕괴 우려와 함께 코스피는 역대급 급등락을 이어가며 변동성 장세 흐름이 지속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코스피는 경기침체 우려로 1400선까지 미끄러졌다가 몇 개월 만에 V자 반등을 하며 2700선으로 진입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유동성 흐름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코스피 3000시대 진입을 점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서도 대규모 유동성이 증시로 몰리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규모 유입됐다. 하반기로 갈수록 개인 자금의 증시 유입이 주춤해지고 최장기 매도 공세를 이어가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수급의 주도세력도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는 동학개미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개미들의 활약상이 주목을 받았다.
코스피 1400선서 2700선 껑충...동학개미 활약상 주목
코스피가 1400선에서 수개월만에 2700선까지 올라선 데에는 동학개미의 활약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1월 2일~12월 15일) 46조8934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24조492억원, 기관이 25조4797억원 규모를 내다팔았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들의 활약은 컸다. 개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17조652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1조1233억원을 팔았고 기관은 10조8358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가 올해 주식시장에서 63조9586억원 규모를 사들인 것이다.
증시에서 개인이 주도세력으로 급부상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부동산 시장으로 대거 유입됐던 유동자금이 각종 규제로 갈 곳을 잃자 주식시장으로 대거 몰린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됐다. 사상최대 유동자금이 증시에 몰리면서 거래대금, 투자자예탁금, 신용융자잔고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작년말 지난 6월 20조원대에서 두달여만에 6조원이 늘면서 주식시장으로의 유입 강도가 더욱 세졌다. 이달 들어선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30조원을 돌파했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거래대금이 39조원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증시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61조3621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달 18일에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역대 최고금액인 65조1359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올해 1월 2일 29조8599억원에서 두 배 가량 증가한 규모다. 증시가 폭락하며 변동성이 컸던 지난 3월 24일에 투자자예탁금은 4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에 20조원이 증가한 것이다.
신용융자잔고금액도 역대 급이다. 이는 증시가 과열양상으로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빚 내서 주식투자(빚투)하는 규모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신용융자 잔고액이 사상 처음으로 18조원을 돌파했다. 코스피 신용융자잔고액은 9조144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코스닥도 8조8829억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대출한도에 이른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서비스도 연달아 중단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3월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 국면이후 현재 자산군은 대부분 정상화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 방역이 비교적 성과를 냈고 유동성과 정책적 효과가 증시 차별화로 나타났던 해"라고 평가했다.
스마트 개미 등극...대형 우량주 베팅으로 양호한 수익률 기록
개인투자자가 올해 최대 수익률을 기록한 한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보다 수익률에서 항상 뒤쳐졌지만 올해만은 달랐다. 전문가들도 개미들의 투자 패턴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고 평가한다.
과거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물량을 받으며 손실을 떠안았던 개미가 올해는 테마주에 몰빵하기 보다 우량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비교적 높은 수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개미들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량주를 집중 매수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주저앉은 증시의 반등주역으로 급부상한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개미는 지난 3개월간 삼성전자와 현대차, 네이버를 가장 집중적으로 담았다. 개미는 이 기간동안 삼성전자를 2조2718억8900만원 어치 사들였는데 이 기간동안 수익률은 18.60%에 이른다. 현대차 역시 8199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수익률은 4.04%에 이른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코스피에서 가장 사랑을 받았던 ITSW, 헬스케어, 화학 업종을 주로 사들였다"며 "외국인이 반도체를 비롯해 경기민감주에 대한 매수세를 보인것과는 정 반대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장기적인 투자수익률을 추구하는 스마트 개미와 외국인과 기관과 같은 전문투자자간의 수급 공방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러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