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북핵 담당' 이도훈 만나 "지난 2년 반은 리더십의 여정"
입력 2020.12.10 01:00
수정 2020.12.09 21:50
"이도훈과 성공·좌절 모든 것을 함께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9일 "지난 2년 반은 리더십의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기대되는 규범과 예측가능한 과거의 행동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정상 차원의 관여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비전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북미 정상이 '탑다운' 방식으로 북한 비핵화 협상을 이끌어왔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그간의 소회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비건 부장관은 협상 카운터 파트였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 대한 덕담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 본부장이) 훌륭한 파트너였으며 매 순간 신뢰해 왔다"며 "우리는 수많은 늦은 밤의 통화들, 세계 곳곳으로의 출장, 돌파구를 마련한 성공의 순간과 노력이 눈앞에서 허물어진 좌절의 순간 등 모든 것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에 올 사람들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함께 일하기를 고대한다"고 부연했다. 미국 정권 이양기에 한미 협력을 공고히 해 향후 바이든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차질 없이 주요 현안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비건 부장관은 "한미 양국은 매 순간 나란히 서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진전시켰으며, 북한의 안정과 번영, 북한 주민들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그간 한반도를 둘러싼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면서도 양국이 △한반도 문제가 반드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원칙 △한미 간 긴밀한 조율과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원칙 등 두 가지 원칙을 고수해왔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분명하다"며 "전환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향후 북한과의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는 방안에 대해 유익한 협의를 갖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8월 비건 부장관이 대북특별대표에 임명된 이후 줄곧 호흡을 맞춰왔다. 이 본부장과 비건 부장관은 이날 만찬도 함께하며 그간의 소회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