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AI 반도체 ‘사피온’ 공개…50조 글로벌시장 ‘정조준’
입력 2020.11.25 15:30
수정 2020.11.25 14:27
연산 속도 1.5배·가격 ‘반값’…‘AI 1등 국가’ 실현 앞장
핵심 코어 설계 역량 확보…연중 첫 납품·내년 시범사업
SK텔레콤이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사피온(SAPEON)’을 공개했다. 2024년 약 50조원 규모(시장조사업체 가트너 추정)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포부다.
SK텔레콤은 2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에서 자체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김윤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참석해 향후 정부,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대한민국의 ‘AI 1등 국가’ 실현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AI 반도체란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 저전력으로 실행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AI의 핵심 두뇌에 해당한다.
이날 행사에서 SKT는 데이터센터에 즉시 적용 가능한 AI 반도체 ‘사피온 X220’을 공개했다.
현재 대다수 기업들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비싼GPU 가격과 큰 전력 사용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높은 운영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사피온 X220은 기존 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빨라 데이터센터 적용 시 데이터 처리 용량이 1.5배 증가한다. 가격은 GPU의 절반 수준이고 전력 사용량도 80%에 불과하다.
회사는 맞춤형 설계를 통해 사피온 X220의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데이터 처리 역량 대부분을 동시 다발적 데이터 처리에 활용하도록 설계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GPU는 그래픽 정보 처리를 위해 개발돼 동시 다발적 데이터 처리 시 잉여 자원이 발생해 효율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AI 반도체 브랜드 사피온은 인류를 뜻하는 ‘사피엔스(SAPiens)’와 영겁의 시간을 뜻하는 ‘이온(aEON)’의 합성어로, 인류에게 AI 반도체 기반 인공지능 혁신의 혜택을 지속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회사는 정부, 반도체 관련 대·중소기업과 협력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회사는 이미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메모리 관련 기술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와 협업하고 있다. 국책 과제 수행을 통해 후속 반도체 개발도 진행 중이며, 2022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반도체 디자인·서버시스템 제작·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개발은 ‘에이직랜드’, ‘KTNF’, ‘두다지’ 등 중소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반도체 칩 기반 하드웨어부터 AI 알고리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등 소프트웨어까지 AI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AIaaS(AI as a Service)’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와 AI 기반 콘텐츠 추천·음성 인식·영상 인식·영상화질 개선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접목해 사피온을 차별화된 AI 토탈 솔루션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AI 기반 콘텐츠 추천 서비스 도입을 희망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에 AI 반도체 기반 고성능 고효율 데이터센터부터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 API 등 소프트웨어까지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다.
올해 말 정부 뉴딜 사업인 ‘AI 데이터 가공 바우처 사업’ 과 ‘모바일엣지컴퓨팅(MEC)기반 5세대 이동통신(5G) 공공부문 선도적용 사업’에 적용한다.
내년에는 자사 AI 서비스 ‘누구(NUGU)’, ‘슈퍼노바(Supernova)’, ‘티뷰(Tview)’, ADT캡스 등 SK 정보통신기술(ICT) 패밀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AI 반도체 적용 확대에 나선다.
미국 싱클레어 방송그룹과 합작해 설립한 고화질 디지털 방송 장비 개발사인 Cast.era의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클라우드 서버에도 적용해 방송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킨다.
김윤 CTO는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출시는 회사의 기술력과 서비스 역량,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낸 쾌거”라며 “향후 글로벌 톱 수준의 AI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