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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올 뉴 렉스턴, 쌍용차다움을 되찾았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0.11.15 10:00
수정 2020.11.13 18:02

당당하고 터프한 디자인으로 대형 SUV 이미지 강조

동력성능 업그레이드, ADAS 시스템도 풀 장착

올 뉴 렉스턴 주행 모습. ⓒ쌍용자동차

“이게 바로 쌍용차다.”


올 뉴 렉스턴의 당당한 자태를 보는 순간 절로 나온 말이다. 사전 디자인 공개 당시에도 긍정적인 디자인 변화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물을 보니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구형 G4렉스턴에서 잠시 내려놓았던 ‘쌍용차다움’을 올 뉴 렉스턴에서 되찾은 듯하다.


지난 12일 인천 영종도 왕산 마리나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올 뉴 렉스턴을 시승해봤다. 시승 코스는 행사 장소에서 영종도 해안도로를 돌아 무의도를 거쳐 복귀하는 55km 구간이었다.


2017년 출시된 G4 렉스턴은 역대 쌍용차에서 출시된 SUV 차종 중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플래그십 모델로 큰 관심을 끌었다. 당시 시장에는 이 차만큼 넓은 실내공간을 제공하는 경쟁 차종도 없었기에 판매량도 상당했다.


하지만 앞서 출시된 히트작인 소형 SUV 티볼리와 패밀리룩을 형성한 외모는 대형 SUV에게는 뭔가 부족해 보였다. 팰리세이드와 트래버스, 신형 모하비 등 경쟁차들이 속속 등장한 지금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졌다. 쌍용차는 그 해답을 ‘쌍용차다움’에서 찾았다.


인천 영종도 왕산 마리나를 배경으로 촬영한 올 뉴 렉스턴. ⓒ쌍용자동차

‘쌍용차다움’은 당당함과 터프함이다. 그걸 되찾기 위해 올 뉴 렉스턴은 G4 시절의 유려한 곡선들을 과감히 버렸다. 날렵했던 그릴은 위 아래로 크게 늘리고 8개의 직선으로 각을 세워 앞으로 돌출시켰다. 선해 보였던 눈매(헤드램프+주간주행등)도 각을 세워 한껏 치켜뜬 강인한 눈매로 변했다.


티볼리와 ‘형제의 증표’와도 같았던 범퍼 디자인도 뜯어 고쳤다. 마치 강철 빔을 박아 넣은 듯한 새로운 모습으로 견고함을 강조했다.


과거 1, 2세대 코란도와 무쏘에서 풍겼던 쌍용차 특유의 터프함에 대한 향수를 제대로 저격했다.


올 뉴 렉스턴 인테리어.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인테리어도 지난 3년새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고급감을 더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스포티한 냄새를 풀풀 풍기는 D컷 스티어링휠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 너머로는 12.3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가 첨단의 이미지를 강조해준다.


변속 레버도 전자식 레버 타입으로 바뀌었다. 편리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버튼식이나 다이얼식에 비해 이질감이 적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으로 평가된다. 슬라이딩 타입 컵홀더 등 수납공간 배치도 좀 더 효율적으로 바뀌었다.


올 뉴 렉스턴 주행 모습. ⓒ쌍용자동차

영종도 해안도로로 끌고 나와 가속페달을 밟아봤다. 공차중량이 2t을 넘는 덩치라 날렵한 움직임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묵직한 토크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구형에 비해서는 확실히 나아진 느낌이다.


올 뉴 렉스턴에는 구형과 동일한 배기량의 2.2 디젤 엔진이 탑재됐지만 구형 대비 최고출력은 187마력에서 202마력으로 15마력 높아졌고, 최대토크는 42.8kg·m에서 45.0kg·m로 2.2kg·m 향상됐다. 특히 1600rpm의 저회전 영역대에서부터 최대토크가 터져나와 실용 영역대에서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오르막길에서의 움직임도 믿음직스럽다. 3t 무게의 트레일러를 견인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 뒤에 딸린 짐도 없는 상황에서 힘이 부칠 리 없다.


7단에서 8단으로 업그레이드된 변속기는 고급 SUV다운 부드러운 변속 질감을 제공해준다.


랙 타입(R-EPS) 스티어링 시스템을 적용한 것도 구형과의 큰 차별점이다. 굽이진 도로에서의 핸들링이 한층 정교해졌다.


올 뉴 렉스턴에 요트 캐리어를 연결한 모습. 견인능력은 3t에 달한다. ⓒ쌍용자동차

기존 유압식 스티어링 시스템을 랙 타입으로 바꾸면서 G4렉스턴의 최대 단점으로 꼽혔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풀로 갖추게 됐다.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로 속도를 설정해놓고 중앙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을 켜놓으면 손발은 따로 할 일이 없이 앞차를 따라 차로 중앙으로 알아서 스티어링 휠을 돌려가며 주행한다.


물론 주행 중 손 놓고 다른 일을 하는 것은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으니 일정 시간동안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있으면 경고 메시지가 뜬다.


올 뉴 렉스턴에는 그밖에도 긴급 제동 조보, 후측방 경고, 부주의 운전 경고, 한전 하차 경고 등 다양한 안전장치들이 마련돼 있다.


영화 ‘신세계’를 패러디한 올 뉴 렉스턴 광고에서 배우 박성웅이 “살려는 드릴게”, “회장님 차는 무슨 차였을까, 렉스턴 타시라니까”, “쫄았어? 쫄지마 렉스턴이라 알아서 멈춰준다니깐, 장난 아니지?” 등의 대사를 내뱉는 것도 올 뉴 렉스턴의 이런 첨단 주행안전 보조 시스템들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올 뉴 렉스턴의 기본 적재공간(왼쪽)과 2열을 접었을 때 적재공간.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대형 SUV 답게 넉넉한 적재공간도 제공한다. 5인승 모델의 경우 기본적으로 820ℓ의 짐을 실을 수 있으며, 2열 좌석을 접으면 적재공간은 1977ℓ까지 늘어난다.


2열 좌석은 등받이를 앞으로 접은 뒤 통째로 앞으로 젖히는 식으로 접혀 공간 활용도가 높다. 대신 원터치식이 아니라 접고 펴는 작업이 다소 번거롭다는 점은 단점이다.


요즘 유행하는 ‘차박’용으로도 충분한 공간이 나온다. 소형 SUV도 성인 두 명의 차박이 가능하다고 할 정도니, 대형인 올 뉴 렉스턴은 성인 둘 사이에 아이 하나 추가해도 될 만하다.


2열 좌석의 안락감도 업그레이드됐다. 탑승자를 푹신하게 품어주는 2열 리클라이닝 시트는 등받이가 139도나 젖혀져 편안한 자세로 앉을 수 있도록 해준다.


올 뉴 렉스턴의 2열 좌석. 등받이가 139도나 젖혀진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올 뉴 렉스턴의 광고모델인 임영웅과 박성웅, 이른바 웅-웅 콤비는 쌍용차의 역대 최강 모델로 평가받는다. 쌍용차가 올 뉴 렉스턴의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통적인 SUV 강자 쌍용차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디자인과 기존의 단점을 보완한 성능 및 편의·안전사양 등 준비는 충실했다. 올 뉴 렉스턴이 올해 신차 부재로 고전했던 쌍용차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올 뉴 렉스턴은 최저가 트림인 3695만원짜리 럭셔리 트림부터 차선유지보조, 긴급제동보조 등 주요 안전장치와 듀얼존 풀 오토 에어컨, 스마트키, 하이패스, 전자식 변속레버 등 편의사양들이 기본 장착돼 있다.


중간 트림인 4175만원짜리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12.3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9인치 내비게이션, 후측방 충돌 보조 등의 사양이 추가되며, 최상위 트림인 더 블랙에는 4륜구동 시스템과 3D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등 고급 사양이 모두 들어가 추가적인 옵션 추가가 필요 없는 풀옵션 사양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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