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기획┃단편영화의 현재①] ‘숏폼 콘텐츠’ 시대의 단편영화란?
입력 2020.11.08 05:00
수정 2020.11.07 22:45
최근 빠르고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숏폼 형식을 대중이 요구하자, 미디어들은 웹드라마, 모바일 플랫폼 등으로 2~30분 내외의 단편 드라마들이 쏟아내고 있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킬링타임’용으로 깊은 고민 없이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어서, 카카오M, 플레이리스트, 빅픽처마트 등 웹드라마 제작사들이 젊은 세대들의 취향을 반영한 작품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영화계에서 ‘숏폼 콘텐츠’라 할 수 있는 단편영화를 대하는 시선은 조금 다르다. 아직까지 단편영화는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의 첫 단추로 여겨져 아마추어의 작품, 혹은 장편 영화로 가기 위한 정거장이란 인식이 강했고, 주변에서 상영관을 찾기 어려웠다. 시나리오부터, 연출, 스태프, 배우, 제작비까지 모두 감독이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뤄지다보니 다듬어지지 않은 아마추어의 작품이라고 인식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장점으로도 발현된다. 하나부터 열까지 감독의 손이 안 닿는 부분이 없어, 감독의 색이 강하게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짧은 시간 안에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드러내기 때문에 소재 하나를 현미경처럼 바라볼 수 있는 셈이다.
단편영화는 주로 국내외 영화제들을 통해 소개되며, 수상을 하거나 입소문을 타면 감독은 장편 제작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 기획전, 극장 상영, 독립 서점의 대안 상영으로도 이어진다. 인디스토리, 씨앗, 센트럴 파크, 필름다빈, 호우주의보는 단편영화를 전문으로 배급하며 단편영화를 알리고 있다. 단편영화와 활성화와 다양성 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온라인에서도 노력 중이다. 네이버는 2014년부터 인디극장을 운영 중이며 왓챠 플레이에서는 단편 카테고리에 한국 단편영화 270여 편이 서비스 중이다.
단편영화를 주로 찾는 관객들은 단평영화의 매력을 ‘장르적으로 매우 다양’하고, ‘소재가 개인의 관심사를 비롯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사회적 현상을 날카롭고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발휘’한 점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는 단점으로도 읽힌다.
단편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와 플랫폼은 더 다양해졌음에도 여전히 대중의 발길을 잡지 못한다. 숏폼 콘텐츠가 젊은 세대들을 시선을 잡는 반면, 단편영화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앞서 언급한 ‘단점’이 여기서 나온다. 단편영화에 대한 인식은 아마추어적이라는 부분이 플랫폼 발달로 희미해졌지만, 영화 갖는 무게감은 쉽게 다가갈 수 없게 만든다. 이는 비슷한 시간과 내용을 유튜버가 만들 때와 독립영화 감독들이 만들었을 때 비교해 보면 된다.
어둡고 흐리고 뭔가 삶의 무게를 짊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화면의 질감을 볼 때 “독립영화 같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숏폼 콘텐츠 시대’에 독립영화계가 어떻게 대중에게 다가가는지 스스로들 생각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