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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현장] '미나리' 스티븐 연·한예리·윤여정, 美 이민자 삶으로 마법같은 순간 선물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0.10.24 00:00 수정 2020.10.23 18:48

한예리, 윤여정 리 아이작 정 감독 믿고 출연 결정

스티븐 연, 이민자의 삶 깊은 공감, 제작까지 참여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미나리'가 한국 이민자의 삶을 그리며 가족 간의 끈끈한 연대를 이야기 한다.


23일 오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선정작 '미나리' 온라인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미국 이민을 선택한 어느 한국 가족의 삶을 그린 영화로 올해 선댄스 영화제 드라마틱 경쟁 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이 출연했으며 데뷔작 '문유랑가보'(2007)를 선보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리 아이작 정 감독은 "이 영화를 작업할 때 인상 깊었던 소설이 있었다. '마이 안토니오'라는 책인데 작가가 농장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였고 자신의 기억에 진실되게 다가가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도 기억을 진실되게 들여다보려고 했다. 1980년대의 기억을 가지고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순서를 되짚어봤다"며 "나의 실제 있었던 경험들이 영화에 많이 투영됐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연은 "캐나다로 먼저 이주하고 서부의 조용한 시골에서 살았다. 이런 경험들이 영화와 비슷하게 녹아있엇다. 이민을 해서 사는 삶은 문화와 언어 소통 차이로 하나의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감독님이 만드신 내용을 보며 공감했다"면서 "이 영화는 한국계 미국인들 이민자의 삶과 아주 많이 닮아있다"고 영화 속 이야기에 공감을 표했다.


이어 "사실 이민자들은 소속감이 없다. 어느 곳에도 속해 있지 않은 느낌"이라며 "그것이 가족을 더 끈끈하게 만들어준다. '미나리'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이제는 나이가 많다보니 작품보다는 사람을 보고 일한다. 리 아이작 정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마음에 들었다. 저를 알고 한국 영화를 알고 있더라"며 "시나리오 받았을 때 처음엔 감독님이 쓴 지 몰랐다. 너무나 현실로 다가와서 인상 깊었다. 글을 읽고 바로 하겠다고 결정했다"고 '미나리'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한예리는 "감독님을 만나니 영어를 못하지만 소통이 되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단 믿음이 들었다. 제가 연기한 모니카는 굉장히 한국적인 부분을 가진 인물이다. 엄마, 이모 할머니 등을 통해 봤던 모습들이 모니카와 닮아있었다"며 "경험은 없지만 감독님과 어떻게든 모니카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리 아이작 정 감독은 영화 제목을 '미나리'로 지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실제로 가족이 미국에 갔을 때 미나리 씨앗을 가져와 키웠다. 할머니가 우리 가족만을 위해 심고 길렀고, 가장 잘 자랐다. 할머니가 우리에게 가졌던 사랑이 녹아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그 감정과 정서를 이야기 하고 싶었다. 또 일상적인 이야기가 잘 녹일 수 있는 제목이라고도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리 아이작 정 감독은 한국 배우들과 작업하기 위해 대본을 한국어로 썼다며, '미나리' 대본은 자신 혼자의 작업이 아닌 배우와 스태프들이 함께한 결과라고 말했다. 리 아이작 정 감독은 "머리에서 영어로 생각해 한국어로 대본을 쓰다보니 문어체가 많이 나온다. 스태프들이 한국어를 많이 다듬어줬고, 배우가 대사를 하면서 또 한 번 유려하게 나왔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스티븐 리는 '미나리' 촬영을 하며 특별한 경험을 한 마법 같은 순간이라고 평했다. 그는 "배우로서 많이 배웠던 촬영장이다. 서로가 없이 혼자서 잘해내긴 힘들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이 영화가 이해나 소통, 힐링의 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번 작품에 주연 뿐 아니라 제작으로도 참여한 스티븐 연은 "미국 사람들이 보는 한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한국과 다르다. 이걸 이야기 함에 있어서 진실된 한국인의 모습을 전하기 위해 제작에 참여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제이콥을 연기하며 자신의 아버지의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스티븐 연은 "제가 아버지기도 하지만, 저의 아버지 내면과도 많이 닮아있음을 느꼈다. 아메리칸 드림을 이야기 하며 내 아버지가 가족을 위해 미국에 왔었던 동기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리 아이작 정 감독은 "제이콥이란 인물은 제 모습도 많이 투영돼 있다. 아버지로서 겪고 있는 감정과 일들을 깊은 결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스티븐 연이었다. 이민자의 느낌을 정확하게 살려줬다"고 스티븐 연은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한국의 전형적인 할머니의 모습을 탈피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어떤 감독님들은 자신의 할머니 기억이 생생해서 내가 따라하길 바란다. 나는 그게 스트레스였다. 감독에게 내가 캐릭터를 창조해봐도 되겠냐고 했더니 마음대로 하라더라. 사실 이 말은 자유를 주는 것 같지만 책임감도 동반된다"며 나는 전형적인 할머니 역을 하기싫다. 다르게 하고싶다. 그건 내 필생의 목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리 아지작 정 감독은 "미국에서 '기생충'이 사랑을 받는 것을 보고, 미국 관객들이 포용선이 높아졌단 생각을 했다. 영화 뿐만 아니라 다른 콘텐츠를 봐도 알 수 있다"면서 미국에서 한국 콘텐츠로 공감과 연결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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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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