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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성장 정체된 관료기업 아냐…고성장 플랫폼 집중”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입력 2020.10.28 13:14 수정 2020.10.28 13:15

B2B 새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 출범…탈통신 가속화

회사 핵심 경쟁력으로 ‘1위 미디어·금융·B2B 역량’ 꼽아

구현모 KT 대표가 28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KT 경영진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사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28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KT 경영진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사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성장이 정체되고 올드한, 관료적이고 민첩하지 못한 회사. 그게 지금까지 KT가 가진 이미지였다.”


구현모 KT 대표가 통신기업(텔코·Telco)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Digico)으로의 변화를 선언했다. 성장이 정체된 통신산업보다는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간거래(B2B) 분야에 회사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구 대표는 28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KT 경영진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사 사업 전략을 설명했다. 구 대표가 언론을 대상으로 공식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은 올해 3월 30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취임한 뒤 약 7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는 “그동안 KT는 전통적인 통신기반 기업이었고 통신 매출이 100%인 회사였지만, 지금은 대략 40%의 매출이 아닌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올해 디지털전환(DX)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혁신의 계기로 삼아 달려왔다”고 그간 소회를 밝혔다.


이어 “통상 플랫폼 기업이라고 하면 네이버나 카카오를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통신 기반 플랫폼으로 가겠다는 이야기”라며 “궁극적인 목표는 KT를 고객 삶의 변화를 끌어내고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하는 디지털플랫폼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KT만의 차별화된 세 가지 역량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디어’ ▲케이뱅크 기반 ‘금융’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로 대표되는 ‘B2B 경쟁력’ 등을 핵심으로 꼽았다.


구 대표는 특히 미디어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IP)TV 등 미디어플랫폼이 중요한 이유는 집안에서 많은 시간 소비되면서 고객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KT의 미디어는 자세히 설명 안 해도 될 정도로 압도적”이라고 자부했다.


구현모 KT 대표가 28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KT 경영진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사 사업 전략을 설명했다. 사진 왼쪽부터 박윤영 KT 기업부문장 사장, 구 대표, 전홍범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부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28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KT 경영진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사 사업 전략을 설명했다. 사진 왼쪽부터 박윤영 KT 기업부문장 사장, 구 대표, 전홍범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부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현재 진행 중인 현대HCN 인수 후 KT 전제 미디어 가입자는 1256만명으로 증가한다. 이는 전체 국민 숫자의 4분의 1 수준이다. 그는 “TV는 KT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사업 중 하나”라며 “케이블TV인 현대HCN을 인수하는 이유는 확실한 1등 플랫폼 기반을 가져가고 내년 콘텐츠 사업을 본격 전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사업 관련해서는 올해 큰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3~4년 지지부진했던 케이뱅크 문제를 해결했다”며 “그룹의 비씨카드가 케이뱅크 1대 주주가 되면서 당당히 그룹 계열사로 들어왔고 오랫동안 묵힌 문제를 숙제 풀었다”고 했다.


그는 케이뱅크의 최대 강점으로 310만 보유 가맹점을 꼽았다. 그는 “개인 고객보다는 가맹점이 중요하다”며 “단순히 카드 프로세싱을 해주는 회사가 아닌 데이터 회사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B2B 분야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관련 기술에 수조원대 투자를 단행해온 만큼, 이제는 본격적으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것이다.


그는 “AI·빅데이터 기술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KT는 4년간 (사업을) 하면서 돈과 연결된다는 확신을 가졌다”며 “기술을 특정 분야와 결합해 사업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느냐가 중요한데, 우린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KT가 보유한 1800만 개인 고객, 900만 가구 고개, 5만 B2B 고객사 데이터가 기업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이익을 높이는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내년에는 AI 콜센터(AICC) 기술을 무기로 약 4조원 규모의 관련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KT의 새로운 기업간거래(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 로고.ⓒKT KT의 새로운 기업간거래(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 로고.ⓒKT

클라우드 관련해서는 10년 전부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사업을 전개해온 ‘토종 기업’인 만큼,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해외 사업자와 경쟁해 국내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클라우드 원팀’ 출범도 준비 중이다.


구 대표는 “국내에서 (KT와 외국 기업을 빼면) 네이버가 클라우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토종 클라우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1위 사업자”라며 “KT의 지난해 클라우드 매출은 3500억원으로 네이버와 달리 내부 거래가 아닌 오픈마켓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클라우드를 시작할 때 삼성SDS, SK텔레콤, SK(주) C&C 등 유수의 정보기술(IT) 기업이 참여했으나 몇 년 하다 접었고, 우린 10년간 2조원 이상 투자하며 꾸준히 기술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통신산업 대비 규제가 적은 신사업을 기반으로 고속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그는 “미디어와 기업·IT 솔루션, AI·DX사업은 지난 5년간 놀라운 성장이 있었던 반면, 통신산업은 성장이 정체됐다”며 “KT의 치명적인 약점인 집전화, 국제전화 등은 5년간 수익이 1조 이상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 영향이 많은 모바일 사업은 이익을 어느 정도 내면 요금 인하 (압박이) 들어오지만, 신사업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KT는 ‘직원 평균 나이 47.3세’라는 올드한 회사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전개 중이다. 그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KT에는 39세 이하의 2030 인력이 4500명 있다”며 “AI 핵심 인재는 현재 420명 있지만, 매년 300명씩 양성해 2022년 1200명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료적이고 민첩하지 못하다는 시각에 대해선 “고각중심 에자일 경영체계를 갖춰 올해 11개 지역본부를 6개 광역본부로 줄이고 기업 문화를 혁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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