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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꼬리' 우려 현실로…줄지 않는 코로나 신규 확진자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0.09.17 14:18 수정 2020.09.17 17:24

'주말 감소→주중 반등' 양상 이어져

방역당국 "수도권 발생 추이 2주 정도 지켜봐야"

전문가들, 의료역량 확충·예측가능한 방역 주문

서울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방역요원이 서있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방역요원이 서있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150명대 박스권 증가 폭을 이어가며 '긴 꼬리' 형태의 발생을 이어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전날 같은 시각보다 153명 늘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 규모는 지난 11일(176명) 이후 전날까지 100명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6일 만에 다시 반등했다. 주말을 기점으로 감소세를 이어가다 주중 반등하는 양상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특히 지역감염 확진자 10명 중 8명가량이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의 경우 서울·경기·인천 지역 확진자는 전체 지역감염 확진자의 83.4%에 달했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25%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지역사회를 제약 없이 활보하고 있는 확진자가 언제든 대규모 확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 환자 증가로 인한 의료체계 과부하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취약 계층으로 여겨지는 고령 환자가 이미 누적돼있는 만큼, 신규 확진 규모가 줄지 않을 경우 병상 부족 문제 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10일 이후 1주일 동안 발생한 신규 확진자 10명 중 4명은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파악됐다.


"거리두기 효과, 통상 2주 후 나타나"
추가 확산 여부, 다음주 발생 추이에 달려


방역 당국은 지난 8월 말부터 2주간 실시된 거리두기 2.5단계의 효과가 조만간 반영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통상 2주가량의 시차를 두고 거리두기 효과가 통계에 영향을 주는 만큼 다음주 환자 발생 추이가 추가 확산 여부의 가늠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백브리핑에서 "거리두기 조치를 2단계로 완화한 게 3∼4일밖에 되지 않았다"며 "거리두기 효과는 빠르면 열흘, 보통 2주 후에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윤 반장은 1차 대유행 당시 "대구·경북의 경우도 확진자 수가 50명 이하로 내려오기까지 40일 정도가 걸린 것 같다"면서 "정점에 이른 뒤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린다. 수도권 역시 2주 정도 확진자 발생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약 환자 규모가 다음주에 크게 꺾이지 않을 경우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또 한 번 방역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하계휴가 기간처럼 이동량이 늘 수밖에 없는 데다 가족 간 밀접접촉이 불가피해 대규모 확산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평가다. 결국 추석 연휴 전까지 환자 규모를 대폭 줄여야 추가 확산에 대비할 여지가 생긴다는 지적이다.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방역작업자들이 KTX 내부 방역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방역작업자들이 KTX 내부 방역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가을 추가 유행 대비 필요성 제기돼
'두더지 잡기식' 방역 정책에 대한 비판도


전문가들은 대구·경북 유행 이후 추가 유행 가능성에 대비하는 부분이 미진했다고 지적하며, 지난 8월부터 시작된 수도권 유행을 반면교사 삼아 의료역량 확충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8월 유행으로 전국민이 고생했고 부족한 중환자실로 조마조마했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을 추가 유행 가능성에 대비해 의료역량을 확충하려는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백 이사장은 "시급성과 현실성이 부족해 보인다"며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역 정책의 명확한 기준을 확립해 불확실성을 덜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2.5단계를 2주간 도입했을 당시 '일별 신규 확진자 100명 이하'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두더지 잡기식 방역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명확한 방역 목표나 가이드라인 없이 임기응변식으로 방역 정책을 이어갈 경우 국민적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정부가 추석 연휴 기간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한 데 대해서도 "3단계로 올린다는 건지 2.5단계로 간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이런 불확실성이 국민을 피로하게 하는 것이다. 정부 방역 정책이 1~2주 단기 정책으로 오르락내리락 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보호복을 갖춰 입은 방역요원이 방역작업을 진행하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보호복을 갖춰 입은 방역요원이 방역작업을 진행하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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