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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착시, 삼전·닉스 급등의 '그림자'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6.06.23 16:46
수정 2026.06.23 16:57

반도체 투톱 덕에 급증한 시총

"시총 대비 빚투 비중 주는데

빚투 규모는 느는 아이러니"

빚투, 반년 만에 11조 늘어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착시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덕에 불어난 국내증시 시가총액을 감안하면 빚투 규모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개미 빚투 확대와 '반도체 투톱' 수급 쏠림이 맞물려 있는 만큼, 추후 변동성 장세에서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신용거래융자는 약 38조478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약 27조2865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반년 만에 11조원 넘게 불어난 셈이다.


대표적 빚투 지표로 손꼽히는 신용거래융자는 개미들이 주식예탁금 등을 담보 삼아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을 뜻한다.


신용거래융자는 지난달 말부터 코스피에서 증가하고, 코스닥에서 줄어드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코스닥의 경우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지난달 21일 마지막으로 10조원대를 기록한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약 1조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약 2조원 증가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대한 수급 쏠림이 개미 빚투 지표에서도 확인된 셈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미들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9일까지 반도체 투톱을 10조원 넘게 사들였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9114.55)보다 31.01포인트(0.34%) 내린 9083.54에 개장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일각에선 빚투 규모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증시 시총이 반도체 투톱 상승세에 힘입어 한때 8000조원까지 돌파한 만큼, 시총 대비 0.4~0.6% 수준의 빚투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관련 수치를 근거로 '빚투가 늘고 있지만 과거보다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출시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개미들이 강하게 베팅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후폭풍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이후 관련 상품에 모인 자금은 약 14조원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개미 몫은 92%, 약 13조원에 달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주 중심의 거래 쏠림 현상 확대되고 있고, 신용거래융자를 통한 차입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며 "시총이 워낙 급격히 상승해 체감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 원장은 "(시총 대비 빚투) 비중은 줄어드는데 (빚투의 절대적) 금액은 오히려 커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심각하게 보고 있다. 통계 착시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증시 변동성도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끌고 가는 상황이고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동향 모니터링 강화뿐 아니라 금융위·거래소 등과 투자자 리스크 관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당수 레버리지 투자자가 중산층 서민으로 파악된 만큼, 변동성 국면에서 가중될 가계 충격을 고려해 "별도의 안정조치를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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