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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김치’ 코로나로 재조명…수출 40%↑, 해외시장서 훨훨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0.09.04 07:00
수정 2020.09.04 08:37

면역력 증진, 건강식 인식 확산 미국 올 1~7월 수출액 64.9%↑

식품업체 시장 개척도 한 몫…수출 전용 공장 짓고, 현지 생산시설 마련

미국 시장 내 유통되고 있는 풀무원 김치. ⓒ풀무원

올 들어 김치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식품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한류 확산과 함께 김치가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김치가 체내 면역력을 활성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김치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3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1월부터 7월까지 김치 수출량은 2만3712톤으로 8486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9.6% 증가한 것으로 2018년(1월~7월) 대비 2019년(1월~7월) 증가세가 10.9%인 것을 감안하면 증가율이 4배 가량 상승한 것이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매년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작년에 이어 올 들어서는 수출량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수출 비중은 ‘일본’, 시장 성장세는 ‘미국’


국내 김치가 가장 많이 수출되는 곳은 일본이지만 수출액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곳은 미국이다. 일본에 이어 두 번째 김치 수출국인 미국의 경우 올 1월부터 7월까지 1377만달러가 수출돼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액이 64.9% 급증했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현지인들이 김치를 프로바이오틱스 건강식품으로 인식하면서 초기 한인 마켓을 중심으로 판매되던 것이 현재는 미국 주류 유통채널에 모두 입점하면서 판매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세계만성호흡기질환퇴치연맹' 회장을 지낸 호흡기·알러지 분야 권위자의 관련 연구 발표가 알려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교의 쟝 부스케 명예교수 연구팀은 한국과 독일 등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은 국가들의 경우 발효 음식을 먹는 식습관에 그 실마리가 있다고 밝혔다.


부스케 교수는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관련 논문에서 ‘김치’라는 특정 단어를 기재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인들이 먹는 발효 배추와 독일인들이 먹는 사워크라우트(절인 배추로 일종의 독일식 김치)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식습관이 몸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해 싸울 수 있도록 하는 면역 작용을 활성화시키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당시에도 한국에서의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이 알려지며 미국의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김치 판매가 증가한 바 있다.


한국 김치 수출 증가 배경엔 식품업체들의 시장 개척 노력도 한 몫


최근 들어 한국 김치 수출이 증가한 배경에는 국내 식품업체의 시장 개척 노력도 큰 역할을 했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풀무원 수출 전용 김치공장.ⓒ풀무원

풀무원은 미국 시장 진출 1년 만에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지난 2018년 9월 한국산 김치로 미국 주요 유통채널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 시장점유율은 0.7%였지만, 1년 만에 점유율을 40.4%까지 끌어올리며 단 시간 내에 미국 대형 유통시장을 점령했다.


특히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한 올 3월부터는 월간 수출물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가량 더 늘었다.


풀무원은 글로벌 김치 수출을 위해 2018년 4월 풀무원식품의 김치제조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피피이씨글로벌김치를 신설하고, 전북 익산에 수출 전용 김치공장을 준공했다. 현재 풀무원 김치는 미국 내 월마트 전 점과 크로거 등 1만곳 이상의 유통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


대상은 일본, 미국을 비롯해 40여개국에 종가집 김치를 수출하고 있다. 올 상반기 김치 수출량은 작년 상반기 대비 45%, 이중 미국 시장은 85% 급증했다.


전체 수출량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대상은 연내 국내 식품업체로는 처음으로 현지에 김치 공장을 착공하고 내년 본격적인 가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일본, 미국, 유럽,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등 다양한 국가에 김치를 수출하고 있으며 수출 규모는 해마다 전년 대비 15% 이상 성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의 경우 작년과 비교해 수출량이 30% 늘었고 이중 미국은 70%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비비고 수출용 김치.ⓒCJ제일제당

식품업계 관계자는 “앞서 사스, 메르스에 이어 이번 코로나 사태 때도 면역력에 좋은 음식으로 김치에 대한 관심이 해외에서도 높은 상황”이라며 “특히 미국에서는 김치가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식품업계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도 미국 한인시장을 중심으로 한국식 김치에 대한 수요는 계속 있었다”면서 “발효식품이다 보니 맛이 변하거나 변질될 우려가 있어 수출에 제한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포장용기 등에 대한 기술개발이 뒷받침되면서 수출에 속도가 붙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 전문기관 마켓리포트츠월드는에 따르면 지난 2018년 30억 달러 선이었던 세계 김치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42억8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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