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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KOVO컵➁] ‘김연경 장착’ 야구 부럽지 않은 여자배구 인기, 더 치솟나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0.08.29 13:02 수정 2020.08.29 13:04

여자배구, 팽팽한 구도 속에 평균 시청률 1% 고지 넘어서

황금기 중 슈퍼스타 김연경 합류에 따른 설렘과 우려 교차

김연경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김연경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2019-20시즌 프로배구 여자부는 사상 처음으로 평균 시청률 1% 고지(1.05%)를 넘어서며 절정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시즌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으로 인해 조기 종료됐지만 여자배구는 한 단계 도약했다. 한국배구연맹(KOVO)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도드람 2019-20 V리그’ 여자부 평균 시청률은 지난 시즌(0.90%) 보다 0.15% 상승했다. 경기 수는 줄었는데 시청자 수(총 1468만 9519명)가 증가할 만큼 여자배구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정규리그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경기도 2월 6일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전(1.67%)이다. 남자부 최고는 지난해 12월 1일 현대캐피탈-대한항공(1.66%) 경기다.


여자배구의 시청률 상승세는 지난 포스트시즌부터 두드러졌다.


2%대에 육박해 프로야구(KBO리그) 정규리그 평균시청률을 상회하는 기록을 세웠다. 매년 야구 포스트시즌 기간에 리그가 개막해 흥행에 걸림돌이 됐지만, 2019-20시즌에는 예년보다 시청률이 높았다. 한국시리즈 1차전이 지상파를 타고 중계된 날에도 케이블에서 중계한 여자 배구(GS칼텍스-흥국생명전) 시청률은 0.85%를 찍었다.


여자부의 인기는 지난 1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을 기점으로 더 높아졌다. 에이스 김연경과 함께 V-리그 스타들이 대거 출전해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 국제무대서 경쟁력을 과시했다. 20년 동안 올림픽에 진출하지 못한 남자배구와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높은 인기를 입증하듯, 평균 연봉도 처음으로 1억원(1억1200만원)을 돌파했다. 여자배구의 평균 연봉 상승폭은 가파르다. 여자배구의 인기와 스타들의 몸값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같은 연고지 남자팀 경기에 맞춰 일정이 짜여 평일 5시에 중계됐던 예전의 여자배구가 아니다. 겨울 실내스포츠 가운데서는 최고의 인기 코드가 됐다.


팬들이 급속도로 불어난 배경에는 올림픽 3연속 진출을 이끈 주역들의 V리그 무대 활약, 아이돌 팬덤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는 개성 강한 스타들의 탄생, 언니와 동생들의 신구 조화, 전력 평준화 속 치열한 순위 다툼, 배구 특유의 짜릿함을 극대화하는 긴 랠리 등이 자리한다.


쌍둥이자매 이다영-이재영. ⓒ 뉴시스 쌍둥이자매 이다영-이재영. ⓒ 뉴시스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 ‘배구얼짱’ 고예림 등 외모와 기량을 겸비한 개성 강한 스타들의 탄생은 팬들의 이목을 끌어당겼다. 이다영이 토스하고 고예림에게 뽀뽀하는 영상은 폭발적 조회수 기록했다. 김수지, 양효진 등 여자배구의 황금기를 이끈 선수들이 건재한 가운데 이재영, 이다영, 강소휘 등 새로운 얼굴들의 부상으로 신구 조화까지 이루고 있다.


승점 1점 차이로 최종 순위가 결정될 만큼 절대 강자가 없다는 것도 흥미를 더했다. 지난 시즌 5위에 그쳤던 현대건설이 이번 시즌에는 1위를 차지했다. ‘2강’ 체제인 남자배구와는 다르다. 힘으로 상대 수비를 깨 랠리가 짧은 남자배구에 비해 여자배구는 수차례 랠리로 긴장감을 더한다. 랠리 중 쌓이는 긴장감 속에 이뤄지는 득점은 짜릿함을 선사하며 여자배구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최고의 황금기를 맞이한 여자배구판에 ‘월드 클래스’ 김연경까지 복귀한다.


김연경은 30일 시작하는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여자배구에 합류한다. 김연경은 복근 부상을 털어버렸고, 집중적인 볼 훈련으로 실전 감각도 되찾았다. 10년 넘게 해외에서 최정상급 레프트로 활약한 김연경은 여자배구의 인기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초특급 스타다. 현장 관계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경기장에 무관중 체제로 인해 10%의 관중도 입장할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라고 말한다.


김연경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연경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슈퍼스타 복귀에 대한 설렘과 우려는 교차한다. 상한가를 향해 달려가는 여자배구 인기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지배적이지만, 현장에서는 김연경 소속팀의 독주를 우려한다. 뻔한 경기가 많아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김연경-이재영의 레프트 포지션은 여자부 6개 구단 중 단연 최고의 전력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선수의 공격 점유율이 흥국생명에서는 두 토종 거포들에 비해 적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낳고 있다.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만으로도 리그를 위협할 수준인데 외국인선수 보다 더 강한 김연경의 합류는 전력 쏠림 현상을 초래, 팽팽했던 여자배구 구도를 흥국생명 VS 5개팀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우려다. 2012-13시즌 IBK기업은행이 달성한 여자부 정규리그 역대 최다승점(승점73) 우승 기록이 8년 만에 깨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나혼자산다’ ‘집사부일체’ ‘놀면뭐하니?’ 등 TV 예능 프로그램의 활발한 출연으로 V리그 선수로는 사실상 유일하게 대중성을 갖춘 김연경의 합류는 판 자체를 더 크게 키우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흥국생명 우승을 넘어 대한민국 여자배구의 올림픽 메달을 바라보고 있는 김연경이 보유한 넓은 스펙트럼의 팬층까지 배구판으로 불러들인다면 이전의 규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의 추가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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