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베네수엘라 ‘이중 지진’이 피해 키웠다...“실종자수만 4만 6000여명”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6.26 21:06
수정 2026.06.26 21:06

사망자 235명, 부상자 4500여명으로 급증

2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강력한 이중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주택 잔해를 주민들이 수색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에서 126년 만에 발생한 강진은 진원이 얕은 데다 두 지진이 잇따라 일어난 것이 지진의 파괴력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첫 지진은 24일 오후 6시4분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168㎞ 떨어진 모론 인근에서 규모 7.2로 발생했다. 39초 뒤 진도 7.5의 강진이 뒤따랐다. 이같이 두 지진이 잇따르는 ‘이중 지진’은 흔하진 않지만 종종 발생한다. 진도 7.5 규모의 지진은 7.2 규모의 지진과 수치상으로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파괴력은 3배나 강력하다.


지진학자들은 39초 밖에 안 되는 지진의 간격이 이례적으로 짧아 위력이 배가됐다. 미 세인트루이스대 지진학자인 브랜던 비숍 박사는 “대부분 이중 지진은 이 정도로 짧은 시간 안에 나타나지 않는다. 보통 수시간에서 수일이 걸리는 경우가 훨씬 많다”라고 지적했다.


호주 멜버른대 마크 퀴글리 지진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첫번째 지진으로 지각이 이동하면서 두번째 지진의 진원 단층에 가해지는 응력(물체 내부의 가상적인 단위 부피에 작용하는 단위 면적당 힘)이 증가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을 수 있다”며 “첫번째 지진에서 발생한 지진파가 이미 파열직전 상태였던 인근 단층을 흔들어 두번째 지진을 촉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진원의 깊이가 얕았던 점도 지진의 파괴력을 키웠다. 진원이 깊었다면 지표면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충격이 흡수될 수 있었으나, 진원이 지표면과 가까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충격파가 단층선을 따라 인구가 밀집한 수도 카라카스를 직격한 것도 피해를 키운 요인이 됐다.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온 라과이라는 카라카스 북쪽에 붙어 있다. 지진은 야라쿠이 계곡에서 발생했는데, 이곳은 연약한 퇴적물들로 이뤄져 진동을 더 증폭시켰다. 일부 지역에선 지반이 액체처럼 크게 흔들리는 ‘액상화 현상’도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카를로스 알바라도 베네수엘라 보건부 장관은 25일 오후까지 집계된 사망자수가 235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부상자수는 4500여명에 달했다. 앞으로도 사상자수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수백채의 건물이 파괴되면서 실종자 규모를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지진 실종자’라는 웹사이트에는 이날 기준으로 4만 6000여명이 실종자로 등재됐다. 다행히 한국 교민의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현지 교민 125명 대부분 지진 피해지역에서 떨어져 있었으며, 세 가구에만 아파트 벽면에 금이 가는 등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국제사회에서는 베네수엘라를 향한 도움의 손길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버지니아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도시 수색 및 구조 전문팀이 베네수엘라에 파견될 예정이다.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측은 “80명의 인원과 6마리 구조견, 의사 3명과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 팀이 파견된다”며 “중장비 파쇄 및 절단용 장비 등 약 7만 파운드(약 32t)에 달하는 장비를 이미 보냈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강력한 이중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건물 안에서 주민들이 부상자를 구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도울 준비가 돼 있으며, 기꺼이 돕고 도울 능력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유엔과 공동 기금을 통해 1억 달러(약 1537억원)를, 구호단체 직접 지원을 통해 5000만 달러를 각각 지원할 예정이다.


국제 적십자사는 베네수엘라에 최소 40t의 인도적 지원 물자를 보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교황 레오14세는 10만 유로(약 1억 7537만원) 상당의 초기 지원금을 전달했고, 국제통화기금(IMF)는 지진피해 복구를 위해 2억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