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인보사 의혹, 과학적 결론도 안 났는데"…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구속 기로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입력 2020.06.29 09:09 수정 2020.06.29 09:27

박수받고 떠났다가… 경영 일선 물러난 지 2년여 만에 불명예

30일 오전 영장실질심사..오후 늦게 결과 나올 예정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코오롱그룹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코오롱그룹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구속 기로에 섰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30일 오전 9시30분 이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수사가 필요한지 살핀다. 당초 29일 구속 여부가 결정날 예정이었으나 이 회장 측에서 개인 사정을 이유로 검찰에 일정 조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받는 혐의의 대부분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개발 과정에서의 의혹과 관련된 것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이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25일 이 전 회장에 대해 약사법 위반과 사기,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배임증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회장은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보사 2액 성분에 대해 '연골세포'로 품목허가를 받았음에도 허가 내용과 다른 '신장유래세포(GP2-293)' 성분으로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인보사에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 세포가 포함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기고 식약처의 허가를 받기 위해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치료용 주사액이다. 2017년 7월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으나 2액 주성분이 종양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알려진 신장유래세포로 드러나 지난해 7월 허가가 취소됐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증거 인멸을 하거나 도주할 가능성이 없는데도 무리하게 구속 절차를 밟는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018년에 이미 은퇴한 이 전 회장을 구속 수사하는 것은 현 상황에서 무리가 있어 보인다"면서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아직 과학적 결론이 났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검찰이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올해 4월 FDA가 인보사 임상 3상 재개를 허용하는 등 재기 발판을 마련하는 참인데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면서 "미국에서의 임상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8일 오전 9시40분 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다음날 새벽 4시가 넘도록 18시간가량 조사한 바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부당한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이 2018년 11월 450억원대 퇴직금을 받고 사임한 시기가 미국 임상 3상이 추진됐던 시점과 겹친다는 이유에서다.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에도 이 회장이 관여했다고 보고 자본시장법상 부정 거래 및 시세조종 혐의도 영장에 포함시켰다.


이 회장은 인보사를 '네 번째 자식'이라고 부를 정도로 개발에 공을 들였다. 그는 인보사의 성분 의혹이 제기되기 넉 달 전인 2018년 11월 경영에서 물러나 기업 경영을 전문경영인에 넘겼다. 현재 지주회사 코오롱 지분 51.65%, 코오롱티슈진 지분 17.80%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코오롱생명과학 주주들이나 환자들에게 피해를 끼쳤기 때문에 총책임자인 이 회장의 구속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 약사법 위반과 자본시장법 위반, 보조금관리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이밖에도 코오롱티슈진 회사법인 등 인보사 의혹 관련 관계자 총 6명을 재판에 넘긴 상황이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