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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의 챕터투] 키움 히어로즈, 강정호 품으면 못 큰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0.06.27 07:00 수정 2020.06.27 12:02

강정호 안으면 날선 여론 더 악화..스폰서 키움증권 이미지 큰 타격

든든한 모기업 없는 자립형 구단 히어로즈, 더 크기 위해 조속 매듭

강정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강정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히어로즈는 2008년 1월, 현대 유니콘스 선수단과 프런트를 흡수해 창단한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자립형 구단이다.


모기업 지원 방식이 아닌 스폰서십 운영이라는 특징을 안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모은 것이 히어로즈 구단명 앞에 붙는 ‘네이밍 스폰’ 계약이다.


첫 번째 네이밍 스폰서 우리담배와 일찌감치 갈라선 뒤 2008년 8월부터 2010년 1월까지는 히어로즈라는 이름만으로 버텼다. 마침내 넥센 타이어와 계약(2010년 2월)해 손꼽아 기다렸던 새 스폰서를 얻었지만 또 헤어졌다. 넥센 타이어는 기대 이상의 홍보 효과를 누리면서도 히어로즈를 둘러싼 부정적 뉴스로 고민했던 것이 사실이다.


큰 어려움에 봉착했던 히어로즈는 다행히 지난해 1월 키움증권을 맞이했다. 키움증권은 2019년부터 히어로즈와 메인스폰서 계약(5년 총액 500억원)을 맺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키움증권 기대에 부응하듯, 계약 첫 해인 2019시즌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두산 베어스에 져 한국시리즈 정상 등극은 실패했지만, 박병호-이정후-김하성 등 스타들의 활약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간 키움 히어로즈의 가치는 높아졌다. 네이밍 스폰서인 키움증권도 톡톡히 그 효과를 누렸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이장석 전 대표 옥중 경영 의혹 등 구단 수뇌부를 둘러싼 문제로 키움증권은 불편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린 해에 키움증권에 상처를 안긴 키움 히어로즈가 이번에는 ‘음주운전 삼진아웃’ 강정호 폭탄을 들게 됐다.


강정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강정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 23일 강정호는 공식 기자회견까지 열고 "구단 자체 징계도 수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강정호의 국내 보류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의 선택만 남은 상태다. KBO로부터 받은 1년 징계를 마친 뒤 소속팀 선수로 뛰게 해도 규정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쏟아졌던 날선 여론의 반응은 네이밍 스폰서 키움증권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KBO리그나 야구팬이 일반 대중들도 “세 번이나 음주운전이 적발된 선수다. 솜방망이 징계를 받은 것도 이해가 안 되는데 유소년 교육 등을 내세우며 야구판으로 돌아오려고 한다는 것을 도통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고객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키움증권으로서는 이런 여론이 더 큰 부담이다.


첫 네이밍 스폰서를 잃고 힘들었던 시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든든한 모그룹을 업고 있는 다른 구단들과 히어로즈는 구조가 다르다. 가뜩이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체제로 구단들의 수익이 악화된 상황이다.


무더위에 더 강한 키움 히어로즈는 올해도 6월 가파른 상승세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외국인선수 2명이 정상적으로 자리해 완전체가 된다면 'V1'도 노릴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KBO리그 유일의 자립형 구단으로서 더 높은 자리에 오르려면 강정호 문제를 조속히 떨쳐내야 한다. 키움 히어로즈가 강정호 문제를 키우면 못 큰다. 일그러진 히어로즈가 되지 않기를 야구팬들은 바라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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